문화예술계 '미투' 파문…최영미 "성폭력 조사기구 출범하길"

입력 2018-02-19 17:18  

문화예술계 '미투' 파문…최영미 "성폭력 조사기구 출범하길"
문단 원로 고은 이어 연극계 이윤택에 비난 여론 거세져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으로 문단 내 성폭력 문제가 도마에 오른 데 이어 연극계 거물인 이윤택까지 상습 성추행을 시인하면서 문화예술계 전반으로 '미투'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각 분야에서 대표성을 지닌 원로, 거물급이기에 그동안 묻혀왔던 추행들이 거세진 '미투' 운동으로 한꺼번에 폭로되면서 시민들이 받는 충격이 크다. 문화예술계 전반에 뿌리깊은 성폭력 행태를 범정부 차원의 기구를 만들어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연극계 피해자들의 고발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온 이윤택 연출은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폭로된 내용들 중 일부를 시인하고 공개 사과하면서 연극계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성폭행 고발에 관해서는 부인하면서 성관계가 강제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해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후배 문인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고은 시인은 전날 '고은 재단'을 통해 수원시가 마련해준 광교산 자락의 주거 및 창작공간을 떠나겠다는 계획만을 짧게 밝혔다. 그러면서 수원 주민들의 퇴거 요구를 이유로 들었을 뿐, 관심이 쏠린 성추행 의혹에 관한 입장은 공개적으로 내놓지 않고 있어 여론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
앞서 최영미 시인은 원로 시인의 상습적인 성추행을 폭로한 시 '괴물'에서 "En 선생", "100권의 시집을 펴낸", "노털상 후보"라는 표현으로 고은 시인을 연상케 한다는 해석을 낳았다. 최 시인은 이 인물의 실명을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최근 다시 추가 폭로 가능성을 예고해 관심이 쏠린다.
최 시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언젠가 때가 되면 '괴물'의 모델이 된 원로시인의 실명을 확인해주고, 그가 인사동의 어느 술집에서 저를 성추행했을 때의 실제상황, 그리고 1993년∼1995년 사이의 어느날 창작과비평사의 망년회에서 제가 목격한 괴물의 (유부녀 편집자를 괴롭히던) 성폭력에 대해 말할 생각입니다. 1993년경 종로의 술집에서 제가 목격한 괴물선생의 최악의 추태는 따로 있는데, 제 입이 더러워질까봐 차마 말하지 못하겠네요. 저뿐 아니라 그로 인해 괴롭힘을 당한 수많은 여성들에게 괴물의 제대로된 사과, 공식적인 사과와 반성을 원합니다"라고 썼다.
또 "문단 내 성폭력을 조사하는 공식적인 기구가, 작가회의만 아니라 문화부 여성단체 법조계가 참여하는 문화예술계 성폭력 조사 및 재발방지위원회가 출범하기를 요청합니다"라며 문화예술계 전반의 성폭력 문제를 조사하는 범정부적 기구 신설을 요청했다.
이 글은 현재 1천500여 명의 지지를 받으며 인터넷 상에서 공유되고 있다.
이런 목소리는 문화예술계 각 분야의 자정 요구만으로는 일상에 깊게 뿌리내린 성폭력 행태를 근절시키기 어렵다는 문제 의식에서 나온 것이지만 아직까지 정부 차원에서는 문화예술계 성폭력 문제와 관련한 이렇다 할 방침이나 계획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mi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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