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국당, 선거에 불리해 개헌 안 하려 하나"
한국당 "정권연장 위한 개헌 의심…분권형 개헌해야"
이종구 "지방분권 개헌, 北연방제와 맥 통해" 주장에 與 "경악스럽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임형섭 서혜림 기자 =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 특별위원회(헌정특위)는 19일 전체회의를 열어 핵심 쟁점인 정부형태에 대해 논의했지만, 여야 간 이견으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자유한국당을 향해 "지방선거에 불리해서 개헌을 하지 않겠다는 것인가"라고 공격했고, 한국당 의원들은 "여당의 개헌안은 정권을 연장하기 위한 의도"라고 받아쳤다.
이처럼 여야가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며 거친 설전만 되풀이하면서 각론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먼저 민주당 의원들은 한국당이 개헌안 자체를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맹공을 퍼부었다.
김상희 의원은 "한국당 입장이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안에 대해 동시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것 하나뿐인 것 같다"며 "지방선거에서 불리해서 개헌을 할 수 없다는 입장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최인호 의원은 "한국당은 5년 단임제의 폐단을 시정하자면서도 당론을 내놓지 않고 있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며 "대통령이 분권형 대통령제를 제안하더라도 야당이 의도적으로 전혀 다른 안을 내놓아 거부의 명분을 만들려는 정략적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가세했다.
김종민 의원은 "한국당에서 문재인 대통령이나 여당이 현행 대통령제를 강화하고 대통령 임기를 8년으로 개악하려고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것은 사실이 아니고 상대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는 내용의 개헌안이 아니면 개헌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나경원 의원은 "여당의 개헌안을 보면서 제왕적 대통령제를 종식하기 위한 제대로 된 개헌안이었는지 의구심이 들었다"며 "대통령의 임기연장을 위한 개헌안이 아니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광덕 의원은 "개헌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고, 다양성이 존중되는 시대정신을 담아내야 한다"며 "분권형 권력구조를 만들어야 국정운영도 정상화되고 국회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진태 의원은 "국회에서 개헌안을 논의하고 있는데 대통령이 개헌안을 내놓는 것은 이상한 것 아닌가"라며 "개헌특위가 시작된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너무 성급한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여야 공방 과정에서 한국당 이종구 의원의 이른바 '연방제' 발언을 두고도 논란이 벌어졌다.
이 의원은 "북한이 낮은 수준의 연방제를 한다며 적화통일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데 문 대통령이 말하는 지방분권은 그것(연방제)과 맥이 통한다"며 "지방분권을 하려면 조세체계를 바꿔야 한다. 여당이 레토릭으로만 지방분권을 이야기하지 준비가 안 돼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지방분권이 북한의 적화통일 전략이라는 데 경악스럽다"고 비판하면서 "한국당의 자체 개헌안이 나오지 않아 논의에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교섭단체 안이 확정돼야 교섭이 가능한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앞서 열린 헌정특위 산하 개헌소위에서도 여야 의원들은 '기본권 분야'를 논의했으나 서로의 이견만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의원들은 헌법 전문에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촛불혁명 정신을, 또 헌법 본문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표현 대신 '자유로운 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표현을 넣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당 의원들은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면 '인민민주주의'를 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박했고, 또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촛불 혁명 정신을 담겠다는 것은 개헌을 하지 말자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한편 헌정특위 소속 여야 간사들은 이날도 만나 광역의원 정수 조정과 선거구획정에 대해 논의했지만, 합의안을 찾지 못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국회는 6·13 지방선거가 있기 6개월 전, 즉 지난해 12월 13일까지 광역의원 정수는 물론 선거구를 획정했어야 하지만, 이미 그 시한을 2개월이나 넘긴 상태다.
jesus786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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