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내전이 17년째 이어지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정부 내부에서 권력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이 19일 보도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지난해 말 차기 대선 경쟁 후보로 부상한 아타 무함마드 누르 북부 발흐주 주지사를 해임한 데 이어 17일(현지시간) 누르 주지사와 같은 정당인 자미아트-에-이슬라미(JI) 소속 압둘 카림 케담 북부 사만간 주지사를 해임했다.
누르 주지사가 대통령의 해임명령에 반대하며 지금까지 2달 동안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케담 주지사 역시 18일 이번 해임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케담 주지사는 자신의 주지사 임명은 대통령 측과 JI의 권력분점 합의에 따라 이뤄졌기 때문에 가니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해임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가니 대통령의 해임명령에 응하지 않는 것이 반역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며 무력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JI는 다만 전국적인 항의 시위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 조직으로 34개 주를 둔 아프간은 주지사를 대통령이 임명한다. 하지만 2014년 대선에서 경합했던 가니 후보와 압둘라 압둘라 후보가 재검표 끝에 각각 '대통령-최고행정관' 구도로 권력을 분점해 '통합 정부'를 구성하면서 주지사들도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한 경우가 있다.
특히 가니 대통령이 속한 아프간 최대 부족 파슈툰족과 2번째로 인구가 많은 타지크족 사이 갈등은 통합정부 내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타지크족은 2014년에 압둘라 후보를 지지했으며 누르 주지사도 타지크족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방부 감사관실 등이 최근 의회에 제출한 아프간 작전상황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아프간 국토 가운데 정부의 완전한 통제 아래에 있는 지역은 18%, 정부 영향권에 있는 지역은 38%로 이 둘을 합하더라도 5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44%는 탈레반 등 반군의 영향권에 있거나 정부와 반군이 서로 영향권을 다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11월 57.2%였던 아프간 정부 영향권이 1년 사이 더 축소한 것으로 지난해 1월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반군에 대한 더 많은 공습과 탈레반 은신처로 알려진 파키스탄에 대한 압박 등 미국이 대아프간 전략을 적극적으로 바꾸었음에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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