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세 자를란트 주총리 지역정치서 잔뼈굵어…전국인물 성장 기회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과연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후계자를 암시한 것일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 메르켈 총리가 '미니 메르켈'(작은 메르켈)로도 불리는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자를란트 주(州)총리를 새로운 기독민주당 사무총장에 지명한 걸 두고 "강한 암시"를 한 것으로 평가했다.
신문은 메르켈 총리가 자신에게 비판적인 당내 우파로부터 정치적 유산을 보호하고 점증하는 지도력 위기를 극복하려는 차원에서 중도파 크람프-카렌바우어를 발탁했다고 분석했다.
크람프-카렌바우어는 메르켈 총리의 최측근 중 한 명인 페터 타우버 후임으로서 오는 26일 전당대회를 통해 정식 선출된다.
기민당 우파들은 그동안 대연정을 세 차례(차기 대연정 포함)나 가동하며 중도좌파 의제를 적극적으로 흡수한 메르켈 노선에 상당한 반감을 보인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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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우파는 이에 따라 당내 대표적 메르켈 비판 인사이자 보수적 인물로 인식되는 옌스 슈판 재무차관이 사무총장에 기용되기를 희망했다가 실망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크람프-카렌바우어 주총리는 이에 지역당과 바닥 민심을 챙기겠다며 우파 지지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면서도 당의 정강정책 혁신을 주도하겠다며 강력한 집무 의지를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그러나, 19일 크람프-카렌바우어 지명을 공식 후계 문제와 엮어 보려는 기자들을 향해 "항상 다른 이들보다 세 발짝 앞서는 건 당신들의 특권이다. 우리는 그저 하루하루 당면 과제에 알맞은 일들을 해 나갈 뿐"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앞서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메르켈 총리를 대체할만한 미래 권력을 다루는 기사에서 크람프-카렌바우어에 대해 점차 메르켈 총리가 가장 선호하는 후계자로 묘사한 바 있다.
올해 55세인 크람프-카렌바우어(1962년 8월 태생)는 2011년부터 자를란트 주총리를 맡고 있다. 작년 치열한 경쟁 판세에서도 선거최고후보로서 주의회선거 캠페인을 주도하며 당의 승리를 이끌어 주목받았다. 1981년 당에 발을 들인 뒤 청년당원그룹 활약과 자를란트 지역정치 활동에 매진했다. 사무총장이 되면 연방 중앙정치 무대 경력이 이에 보태지면서 전국적 인물로 부상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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