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1900년대 초, 지금의 종로타워와 YMCA 건물 사이에 있었던 한성전기회사 옥상에선 기와지붕이 빼곡한 광화문통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었다.
조선에 들어온 서양인들은 이 모습을 당시 유행하던 '입체사진'에 담았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이달 23일부터 1층 기획전시실에서 '1904 입체사진으로 본 서울풍경' 전시를 연다고 20일 밝혔다.
입체사진이란 6.5∼7cm 간격을 두고 동시에 촬영한 두 장의 사진을 나란히 붙여 놓고 입체경을 통해 보는 것을 뜻한다. 두 눈이 각각의 이미지를 보면 입체감이 느껴진다.
1851년 영국 런던 만국박람회에서 처음 소개된 입체경은 대중을 매료시켰고 1860∼1890년대의 서구 사회에서 크게 유행했다. 서양인들이 우리나라에서 찍은 입체사진은 1904년 터진 러일전쟁을 전후로 촬영·제작됐다.
이 무렵 서울은 멀리 한양도성이 한눈에 보이고 도성 안팎에는 초가·기와지붕이 가득한 전통 경관을 유지하고 있었다. 대한제국 선포 이후 고종이 추진한 각종 개혁과 근대화 정책의 산물도 등장한다. 입체사진에는 신문물이었던 전차가 고색창연한 모습의 옛 숭례문을 통과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촬영 지점이 확인되는 사진은 1902년 제작된 지도 위에 놓아 그 위치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사진에는 입체경의 원리를 적용한 렌즈 케이스를 씌워 당시 사람들이 입체사진을 봤던 방식 그대로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1912년 촬영된 서울 동영상도 대형화면으로 볼 수 있다.
전시는 4월 8일까지 이어진다.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9시∼오후 8시, 토·일·공휴일은 오전 9시∼오후 6시(3월부터는 오후 7시)까지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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