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지난해 말 뉴욕 경매에서 히로히토(裕仁·1901~1989) 전 일왕의 회고록 원본을 낙찰받은 일본의 성형외과 의사가 이를 궁내청에 보냈다고 산케이신문이 20일 전했다.
일본의 유명 성형외과 병원인 다카스 클리닉의 다카스 가쓰야(高須克彌) 원장은 지난해 12월 경매에서 '쇼와천황독백록(昭和天皇獨白錄)'의 원본을 27만5천달러(약 3억원)에 낙찰받은 것으로 보도됐다.
산케이신문은 다카스 원장이 이후 원본을 궁내청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으며 지난 19일 궁내청 담당자에게 이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궁내청 측은 "1개월 정도 맡아 (기증을 받을 것인지) 대응을 결정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산케이는 전했다.
회고록은 태평양전쟁 패전 직후인 1946년 측근 데라사키 히데나리(寺崎英成)에게 전쟁 과정을 구술한 것이다.
히로히토 전 일왕은 회고록에서 일제가 만주 침략 야욕을 드러낸 1920년대 후반부터 항복을 선언한 1945년까지 상황을 설명하면서 태평양전쟁에 대해 "군부와 의회가 전쟁 결정을 내렸고, 입헌 군주로서 재가했을 뿐"이라며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발언을 했다.
회고록은 일본 점령군 사령관이었던 더글러스 맥아더의 요청으로 저술됐다. 경매에서 낙찰된 회고록 원본은 데라사키가 173쪽 분량에 연필 등으로 기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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