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파키스탄에 개발중인 과다르항서 불과 90㎞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인도가 이란의 핵심 항구를 임차하면서 일대에서 중국과의 패권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진단했다.
인도는 지난 17일 이란과 차바하르 항 운영권 임대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인도로서는 국경을 맞댄 경쟁자 파키스탄을 우회하고, 이란과 아프가니스탄을 연결하는 새로운 해로 운송망이 열리는 셈이다.
인도 당국은 이 해로를 통해 향후 3년 내 아프가니스탄과의 연간 교역 규모가 기존 7억달러(약 7천483억원)에서 10억달러(약 1조691억원)으로 늘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해로는 중국 신장과 과다르를 연결하는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사업에 맞먹는 규모로 운영될 전망이다.
CPEC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하나로 중국과 파키스탄을 잇는 도로와 철도, 항만, 공항 등을 건설하는 620억달러(약 66조3천90억원) 규모의 사업이다.
특히, 차바하르 항은 중국이 파키스탄에 개발 중인 과다르 항에서 서쪽으로 불과 90㎞ 떨어져, 일대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다르 항은 중국이 파키스탄 내에서 진행 하는 대규모 인프라 건설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지난해 발간된 미 국방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이 지역에 두 번째 해외 군사 기지를 지을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국제문제연구소의 남아시아 전문가 자오 간청은 "만약 중국이 과다르를 군사 기지로 탈바꿈하면 인도는 차바르 항구를 이용하는 등 그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일대에서 중국을 견제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중국이 그러한 방향으로 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인도가 무슨 일을 할지 판단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덧붙였다.
인도는 CPEC가 인도와 파키스탄이 주도권 다툼을 하는 지역을 지난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그러면서 중국이 남아시아에 잇따라 항구를 건설하는 것을 두고 이른바 '진주 목걸이 전략'을 통해 일대에서 인도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중국은 아프리카 지부티에 첫 해외 군사 기지를 구축했으며 스리랑카에서도 콜롬보 항구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아울러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몰디브, 예멘 등에서도 항만개발 등을 통해 남아시아, 아프리카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인도는 인도양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막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인도가 최근 세이셸 어섬프션섬에 군사 기지를 건설하기 위한 협정을 체결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또한 전문가들은 몰디브의 정정 혼란 역시 인도와 중국이 각기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과정에서 불거진 대리전 성격이 짙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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