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2관왕으로 '평창의 피겨전설' 완성한 버추-모이어(종합)

입력 2018-02-20 16:33   수정 2018-02-20 16:34

[올림픽] 2관왕으로 '평창의 피겨전설' 완성한 버추-모이어(종합)

팀 이벤트 이어 아이스댄스 금메달…통산 금 3개, 총 메달은 5개



(강릉=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의 최강자 테사 버추(29)-스콧 모이어(31·캐나다)가 마침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전설'의 마지막 장을 금빛으로 장식했다.
버추-모이어는 2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 아이스댄스 프리댄스에서 시즌 최고점인 122.40점을 획득, 전날 쇼트 댄스 점수(83.67점) 합계 206.07점으로 우승했다.
앞서 대회 초반에 열린 피겨 팀이벤트(단체전)에서 캐나다 대표로 금메달을 획득한 버추-모이어는 평창올림픽에서만 금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금메달, 2014년 소치올림픽 단체전·개인전 은메달을 따낸 버추 모이어는 역대 피겨선수 중 최초로 5개의 메달을 수집했다.
선수 생명이 짧은 피겨에서 평창올림픽 이전까지는 일리스 그라프스트룀(스웨덴), 예브게니 플류셴코(러시아) 등 두 명의 남자 스케이트가 통산 4개의 메달을 획득한 것이 최다 기록이었다.
아울러 버추-모이어는 그라프스트룀, 쇼냐 헤니(노르웨이), 이리나 로드니나(러시아) 등과 같은 통산 3개의 금메달을 따내 역대 최고 '전설'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열 살이 채 되지 않았던 1997년 처음 아이스링크에서 만나 파트너가 된 버추-모이어는 무려 21년 동안 호흡을 맞추며 아이스댄스의 최강자로 이름을 날렸다.



2연패를 노리던 소치올림픽에서 은메달만 두 개에 그친 뒤 선수 생활을 중단했던 이들은 평창올림픽을 마지막 무대로 삼겠다며 2016년 복귀했다.
공백 기간에 가브리엘라 파파다키스-기욤 시즈롱(프랑스)과 같은 새 강자가 출현했지만, 돌아온 '전설' 앞에서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버추-모이어는 19~20일 이틀간 쇼트, 프리, 총점에서 모두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여전히 압도적인 기량으로 이론의 여지가 없는 금메달을 가져갔다.
이른바 '비즈니스 관계'임에도 워낙 연기가 빼어난 탓에 '연인 아니냐'는 질문을 받곤 하는 버추-모이어는 이날도 얼음 위의 연인처럼 달콤하고 열정 넘치는 몸짓으로 경기장을 열광시켰다.
확연한 차이가 느껴질 만큼 빠르고 탄력 있게 모이어의 품에 안기거나 몸을 휘감는 버추와, 파트너의 큰 움직임을 흔들림 없이 버텨내는 모이어의 동작 하나하나에 관객들은 마치 캐나다의 홈그라운드인 것처럼 환호성을 쏟아냈다.
연기를 마친 버추-모이어는 또 하나의 '전설'을 완성했음을 직감한 듯 환히 웃으며 서로 껴안았다.
애정 넘치는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기쁨을 만끽한 둘의 세리머니는 버추를 껴안은 채로 번쩍 들어 올렸던 모이어가 '볼 키스'를 하면서 마무리됐다.
시상식을 마친 버추는 "우리보다 앞서서 이 길을 걸어온 많은 '전설'들에게 감사하다.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에게 단체전을 통해 2관왕에 도전할 기회가 열렸다"면서 "우리는 그 전설들의 어깨 위에서 시작한 사람들"이라고 겸손해했다.
버추는 "우리는 오늘 정말 특별하고 기억에 남을 경기를 했다"며 "금메달은 그 연기의 화룡점정"이라는 소감도 밝혔다.
모이어는 자신들의 은퇴에 관한 질문에는 "일단은 지금의 이 기분을 즐기고 싶다"며 "아마도 조만간 거취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sncwoo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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