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맞출 시간 충분하지 않아…'경기력' 위해서는 3∼4년 손발 맞춰야"
(강릉=연합뉴스) 하남직 안홍석 김지헌 기자 =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은 '화합'의 상징이었다.
역사적인 단일팀의 멤버로 뛴 새러 머리(30) 감독과 한국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올림픽 무대에서 특별한 팀으로 뛰어 영광"이라고 했다.
하지만 '경기력'을 생각하면 아쉬움도 남는다.
단일팀이 '상징'을 뛰어넘어 '경기력'으로 인정받으려면 시간이 더 필요했다는 게 단일팀 내부에서 나온다.
단일팀은 20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7∼8위전 스웨덴과 경기에서 1-6으로 패하며 공식 일정을 마쳤다.
꽤 많은 선수와 관계자가 아쉬움을 토로했다.
골리 신소정은 "단일팀의 역사적 의미는 정말 크다. 단일팀 일원이 돼 정말 기쁘고 영광이다"라고 말하면서도 "손발을 맞춘 기간이 3주였다. 아이스하키에서 3주 만에 조직력을 키우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다시 단일팀을 이룰 기회가 온다면, 최소 3∼4년은 함께 훈련할 환경을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3주도 짧았지만, 그 3주 동안 시간을 촘촘하게 보내기도 어려웠다.
한 관계자는 "훈련 시간, 식사 시간을 제외하면 남북 선수들이 함께 있지 못했다. 절대적인 시간도 부족했지만, 주어진 시간도 충분히 쓸 수 없는 환경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단일팀을 이끈 수장 머리 감독도 지난 10일 스위스전이 끝난 뒤 "사실 단일팀이 실제로 성사될 것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결국, 단일팀이 성사됐고 우리는 정말로 북한 선수들과 즐겁게 훈련했다"고 말하면서도 "준비할 시간 자체가 너무도 부족했다. (단일팀 논의가 처음으로 불거진) 지난해 7월에 단일팀을 구성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한 시즌을 풀로 준비하면서 더 나은 팀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단일팀 한국 선수들은 "처음에는 서먹했지만, 서로 마음 열고 다가가 금세 친해졌다"고 했다.
단일팀은 3주 만에 '작은 통일'을 이뤘다.
그러나 기존 한국 아이스하키팀보다 단일팀이 더 나은 경기력을 보였다고 말할 수는 없다.
르네 파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회장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남북 단일팀을 유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3주 동안 서로의 경계를 잊고 한 팀으로 나선 남북한 선수들이 4년 뒤 올림픽에는 더욱 강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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