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대법원, 게리맨더링 폐지…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유리해져
'경합주' 판세 따라 트럼프 2020 재선 플랜 차질 빚을 수도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미국 선거에서 대표적인 게리맨더링 사례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州) 연방하원 선거구가 민주당에 유리한 쪽으로 다시 조정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소송 제기를 주장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서 "펜실베이니아 공화당은 새 선거구 획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필요하면 연방대법원으로 가야 한다"며 "원본(현행 선거구 획정)이 맞다. 민주당이 선거를 빼앗도록 놔둬선 안 된다"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주 대법원이 현행 선거구가 게리맨더링이라며 이를 재조정한 새로운 선거구를 공개한 지 하루 만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게리맨더링이란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기형적으로 선거구를 정하는 것을 일컫는다.
주 대법원은 공화당이 다수인 주 의회에서 2011년 획정한 현행 선거구가 공화당에 유리하게 그어졌다며 선거구를 다시 정하도록 명령했으나, 의회에서 시한 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결국 자체적으로 선거구를 조정했다.
펜실베이니아 주는 등록된 민주당원이 공화당원보다 많지만, 연방하원 선거구 18곳 중 13곳을 공화당이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형적인 게리맨더링 탓이라며 선거구 재획정을 주장해왔다.
주 대법원이 결정한 새 연방하원 선거구대로 오는 11월 중간선거가 치러지면 현재 5석에 그친 민주당의 의석이 많게는 9석까지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CNN방송은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연방하원 선거구 획정 문제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그의 2020년 재선 플랜과 무관치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펜실베이니아는 대선 승부처인 '스윙스테이트'(경합주) 중 하나로 선거인단이 20명 걸린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해, 비교적 손쉽게 당선증을 쥘 수 있었다.
그는 지난해 4월 취임 100일 기념 유세 행사를 이곳에서 가졌을 만큼 많은 공을 들였다. 그러나 만약 올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펜실베이니아를 장악하거나 선전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구상은 뒤엉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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