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두 평행 방향으로 옮긴 뒤 해상크레인으로 들어 90도 회전"
5월31일 직립 'D-day'…6월14일까지 모든 작업 마무리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목포신항에 10개월 넘게 옆으로 누워 있는 세월호를 바로 세우는 '직립(直立) 작업'이 21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4월 침몰 해역에서 건져낸 세월호는 미수습자 유실 우려 등으로 바다에 가라앉은 상태 그대로 물 밖으로 인양돼 목포신항에 놓였다. 현재 세월호는 선체가 왼쪽으로 누운 상태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침몰 원인 조사와 미수습자 추가 수색 등을 위해 선체 직립이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달 26일 입찰을 통해 현대삼호중공업을 사업자로 선정, 사업비 176억원에 직립 공사 계약을 맺었다.
세월호가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는 작업자 안전 우려 때문에 선체 안으로 들어가 수색·조사 작업을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대삼호는 이날 세월호를 부두와 수평 방향이 되도록 옮기는 작업을 시작으로 6월 14일까지 세월호 선체를 바로 세우는 작업을 모두 마무리할 계획이다.
부두와 수직 방향으로 누워 있는 세월호는 우선 이날 정오까지 부두 앞 60m 지점에 수평 방향으로 옮겨진다.
이를 위해 작년 4월 세월호 부두 거치 당시 사용했던 모듈 트랜스포터(MT)가 다시 투입됐다.
MT 364축은 약 8천400t 무게의 세월호를 자체 유압장치를 이용해 들어 올려 시속 1.0∼1.5㎞ 속도로 천천히 이동시킨다. 이 때 세월호가 무게 중심을 잃지 않도록 신중히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세월호가 목표 지점까지 무사히 옮겨지면 선체 보강 작업이 시작된다.
현재 세월호 왼쪽 면에는 육상 거치를 위해 33개의 철제 빔(beam)이 설치된 상태다. 여기에 세월호 하부에 수직 방향으로 철제 빔 33개가 추가로 설치된다.
현대삼호는 'L'자 모양의 리프팅 빔을 만들어 해상크레인에 건 뒤 세월호를 90도 회전시켜 바로 세운다는 계획이다.
현대삼호는 이달 26일부터 철제 빔 제작을 시작, 4월 10일부터 수직 빔 33개를 세월호에 설치하는 작업을 한다. 33개 철제 빔의 무게는 약 1천300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상크레인이 세월호를 들어 올렸을 때 선체가 찢기는 등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약해진 선체 부위에 대한 보강 작업도 병행된다.
현대삼호는 이번 작업에 앞서 용접 부위 등에 대한 비파괴검사를 진행했다. 미수습자 수색 작업을 위해 선체를 절단·변형하면서 선체가 구조적으로 약해진 지점은 없는지 조사했다.
5월 중순까지 빔 설치와 선체 보강 작업이 마무리되면 5월 26일 울산 현대중공업에 있는 1만t급 해상크레인이 현장으로 이동한다.
해상크레인은 2∼3일이면 목포신항에 도착해 직립 작업 준비를 모두 마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직립 '디데이(D-day)'는 5월 31일이다.
현대삼호는 이날 'L'자 모양으로 설치한 총 66개의 철제 빔을 해상크레인에 연결해 수평·수직 빔에 각기 다른 힘을 적절히 가해 세월호를 들어 올린다.
이런 방법으로 세월호를 35도, 40도, 50도, 55도, 90도 등 총 6단계에 걸쳐 차례로 돌려 완전히 바로 세운다.
직립 작업은 하루 안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크레인에 선체를 오래 매달아 둘수록 위험해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바다에 떠 있는 해상크레인이 직립 작업을 하려면 풍속 8.0㎧, 파고 0.5m, 조류 0.3㎧ 등 조건이 맞아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삼호는 비상상황에 대비해 예인선 2대를 현장에 대기시킬 계획이다.
직립에 성공하면 6월 14일까지 수평 빔 절단·제거, 기존 지지대 제거, 새 지지대 설치, 작업을 위한 '워킹 타워' 설치 등 마무리 작업을 완료한다.
아울러 직립한 선체에 대한 안전성 검사와 함께 선체 추가 보강 작업 여부도 결정한다.
선조위 관계자는 "선체 직립을 성공적으로 마쳐 선체에 진입할 수 있는 수준의 안전을 확보한 뒤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 수색을 재개하고, 세월호 침몰 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선체 정밀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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