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뚱히 있던 방관자 면역세포가 간염 일으킨다

입력 2018-02-21 10:13  

멀뚱히 있던 방관자 면역세포가 간염 일으킨다
KAIST·중앙대병원 연구팀 성과…"질병 원인 규명 도움"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신의철·박수형 의과학대학원 교수가 김형준·이현웅 중앙대병원 교수 연구팀과 함께 바이러스 질환에서 방관자 면역세포에 따른 인체 조직 손상 과정을 발견했다고 21일 밝혔다.
면역계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특이성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해당 바이러스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면역세포만 활성화하는 게 기본 원리다.
하지만 때에 따라선 별로 관련돼 있지 않은 다른 면역세포도 덩달아 작동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현상을 '방관자(bystander) 면역세포의 활성화'라고 부른다.
공동 연구팀은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해당 바이러스에 특이성을 지닌 면역세포뿐 아니라 엉뚱한 면역세포까지 활성화하는 것을 확인했다.
간 조직은 이 엉뚱한 면역세포 때문에 손상된다는 사실도 관찰했다.
방관자 면역세포가 간염을 유발한다는 뜻이다.


연구팀의 발견은 방관자 면역세포가 인체 손상을 일으키는 데 관여한다는 점을 규명했다는 것에서 의의가 있다.
바이러스 감염 인체 조직에서 과다하게 생성되는 면역 사이토카인 물질(IL-15)이 방관자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데, 이 활성화한 면역세포는 수용체(NKG2D·NKp30)를 통해 세포를 무작위로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이다.
IL-15 사이토카인, NKG2D·NKp30 수용체와 결합하는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면 바이러스나 면역 질환에서 발생하는 인체 손상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신의철 교수는 "면역학에서 불투명했던 방관자 면역세포 활성화의 의학적 의미를 새롭게 발견한 첫 연구사례"라며 "바이러스 질환의 인체 손상을 막기 위한 치료제 연구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KAIST는 동물 모델이 아닌 인체에서 새로운 면역학적 원리를 직접 밝히기 위해 연구실 성과를 임상에서 실제 사용될 수 있는 단계까지 연결하는 중개 연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결과는 지난달 국제 학술지 이뮤니티(Immunity)에 실렸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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