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마항쟁 진상조사 3년만에 마무리…전반적 부실 논란

입력 2018-02-2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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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항쟁 진상조사 3년만에 마무리…전반적 부실 논란
기념사업회 "보고서 내용 절반 이상 동의하기 어렵다"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부마민주항쟁의 진상 규명과 피해자 보상을 위해 출범했던 위원회가 3년여 만에 조사 결과물을 내놓은 가운데 부마항쟁 관련 단체들이 보고서가 전반적으로 부실하다고 반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이번 민주항쟁 진상 보고서를 검토해본 결과 3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조사한 결과라고 보기에는 믿기 힘들게 부실한 부분이 많다"고 21일 밝혔다.
그동안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등에서는 자체 조사결과 부마항쟁 당시 유치준 씨가 경찰 폭행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부마민주항쟁진상규명 및 관련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부마행쟁심의위)는 "경찰과 군의 폭행으로 인해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은 확인하였으나 사망자 발생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두고 기념사업회 측은 "사망자 확인을 위해 10년 이상 조사를 해왔는데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우리 조사는 전혀 인정하지 않아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마항쟁심의위는 "부검감정서, 사망진단서 등은 폐기되거나 소실되어 확인할 수 없었고 검시사건부에 사인이 지주막하출혈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는 경찰 폭행으로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전문의의 의학 소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유족들과 기념사업회 측은 그동안 "유치준 씨는 퇴근 후 시위로 인해 버스를 탈 수 없자 걸어서 귀가하던 중 경찰에 시위대로 오인되어 폭행당했고 후두부 함몰로 사망에 이르렀다"고 주장해 왔다.

부마민주항쟁 관련 부산의 민주화 단체는 "성격을 짚어 판단해야 할 공적 자료가 고려 없이 그대로 인용된 것도 있고 3년간의 조사라고 보기에는 너무 미흡하다"며 "1천500명이 넘게 연행됐는데 그 중 심의과정에서 인정된 153건만 조사해 어떻게 진상 규명을 할 수 있겠느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내용의 보고서가 나온 이유에 대해 부마항쟁 관련 단체들은 위원회의 인적 구성과 예산·인력 부족 등을 꼽았다.
부마민주항쟁 관련 단체들은 위원회의 출범 당시부터 "위원 상당수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한 인사들로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지 않고 전문성과도 거리가 멀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허진수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은 "시작부터가 제대로 된 진상조사를 할 수 없는 구조였다"며 "진상조사 보고서를 전면적으로 부정하지는 않지만 부실하게 조사가 된 것은 분명하며 절반 이상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위원회의 진상조사 결과 보고회는 23일 부산시의회에서 열린다.
보고서는 보고회 등을 거친 뒤 오는 4월 12일 위원회에서 최종 채택 여부를 결정한다.
민주화 단체 한 관계자는 "보고회와 토론회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말한 뒤 여러 단체와 성명 발표 등을 논의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andbrothe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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