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대입정책 포럼 "학교 중심에서 학생 중심 학생부로 전환해야"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해서는 현행 대입 제도에서 학생부 종합전형 확대가 바람직하지만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로 지적됐다.
김경범 서울대 교수는 21일 광주시교육청에서 열린 제2차 광주 대입정책 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서 '학교생활기록부 정보와 학생부 종합전형' 발표에서 현행 대입 제도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의 공정성 확보 방안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1994년 이래 20여 년 동안 수능을 대비하는 학교 수업이 학생의 창의적 생각을 키워낼 수 없다는 것을 경험했다"며 "따라서 공교육 활성화에 기여하고 학생 중심으로 바람직한 교실 수업을 가져오는 학생부 종합전형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 외에 현재로써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창의적 인재 육성이라는 학생부 종합전형 목표는 긍정적이지만 현재 학생부 종합전형은 기록과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학부모 경제력이 작용하는 금수저 전형, 전형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깜깜이 전형, 학교·교사에 따라 달라지는 복불복 전형, 내신 상위권 학생에게 몰아주는 불공정 전형 등을 공정성과 신뢰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았다.
또 학생보다 학교 영향력이 커져 학생부 기록이 획일화하고 학생의 학업 성취와 발전 과정이나 소질과 역량을 보여주는 정보 부재도 큰 문제로 들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기존 '학교 중심 학생부'를 '학생 중심 학생부'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학생부 기재 요령'과 예시에 대한 총체적 개편, 학생에 대한 상시 관찰 기록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 도입, 수행 평가 활성화, 교실 수업의 질적인 변화, 정규 수업과 학내 활동 연계, 교사 간 관계 및 교사와 학생 간 관계 변화 등 고등학교 교육과 학교문화의 포괄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학교에서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고 학생 개인의 소질과 적성을 계발하는 시대적 과제를 실현하려면 무엇보다 수능의 영향력 약화 또는 자격고사화와 학생부 종합전형의 공정성 제고를 위한 고교-대학 연계 포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능 점수가 공정하다고 인식하지만 사실상 절대적 공정성은 없으며 단지 수능 점수에 공정성을 의지하고 있을 뿐"이라며 "오히려 수능 성적은 경제적 여건에 영향을 받거나 선택 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해 고교와 대학은 불공정성의 원인이 서로 상대에게 있다고 여기고 있다"며 "각 교육청이 주관하는 '고교 교육과 대학입시 연계 포럼'을 상설화해 고교와 대학의 공동 노력으로 불공정성을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학생부 종합전형의 공정성을 위한 방안으로 교사 간 학생 정보의 소통과 공유를 통해 만들어지는 학생부 기록, 학생부 관련 지침과 기재요령의 전면 개편, 학교 내 수상과 창의적 체험활동의 양 축소, 학교 교육과 활동 프로그램 운영 방식의 변화 등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모든 교사가 학생 중심의 학생부 기록 방법과 학생부 종합전형의 평가 방법을 숙지할 수 있도록 사범대 교육과정 혁신과 교사 임용제도 개선, 교사 연수 프로그램 등이 필요하다"며 "이제 우리는 학생부와 수능 가운데 학교 교육이 어디를 지향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경희 참교육학부모회 사무국장은 '대입 전형 개선안에 대한 방안' 발표 자료에서 "절대평가 도입을 시작으로 수능 시험 난도를 낮추면 학교 교육은 수능 준비 부담에서 벗어나 수업의 다양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학생부 종합전형은 학생이 교과 수업에만 매몰되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개개인의 특성과 소질을 중심으로 역량을 키울 수 있고 이를 통해 인재상에 적합한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대학의 목적을 만족하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봉기 살레시오 여고 교사는 '수능은 불공정한 시험이다, 왜?'라는 발표에서 "수능은 가정환경, 거주 지역, 사교육 환경, 재학생과 졸업생, 학교 수준, 성별 등에 따라 차이를 측정하기에 불공정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시간이 주어진 속도전 시험이자 객관식으로 평가 도구에 한계가 있으며, 무엇보다 한 문제만 틀리면 불합격이 보장되는 불합리한 제도"라고 주장했다.
kj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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