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박재민 "제 직업이 뭔지 저도 궁금"

입력 2018-02-21 11:20   수정 2018-02-21 11:57

[올림픽] 박재민 "제 직업이 뭔지 저도 궁금"
KBS 스노보드 해설위원 화제…"올림픽 참여 영광"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외국 나갔다가 들어올 때 입국신고서에 직업을 쓰는 칸이 있잖아요? 그때마다 참 난감합니다. 제 직업이 뭔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항상 도전 중인 것 같아요."
직업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선택지는 또 하나 늘어난 듯 한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KBS 스노보드 해설위원으로 활약 중인 박재민(35)이 21일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그는 '배우'이기도 하고 '스노보드 선수'이기도 하고 '비보이팀 크루'이기도 한데, 이번에 'KBS 해설위원'이 됐다.
서울대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한 만능 스포츠맨이자 재주가 많은 박재민은 다양한 분야를 노크하며 지금까지 왔다. 매번 특이한 스펙으로 반짝 주목받기는 했지만 '긴 이야기'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던 게 사실. 이번 스노보드 해설 역시 예상치 못한 큰 화제를 모았으나 그의 다음 행보가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박재민은 "제 인생의 모토가 추억 만들기"라며 "도전하는 게 너무너무 재미있다. 도전하는 과정이 내 인생의 가치를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안되고 계속해서 도전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겸손해집니다. 뭔가를 배울 때는 제 부족한 것만 보이잖아요. 다 내려놓고 배우게 되죠. 그런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저도 제 직업이 뭔지는 모르겠어요.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를 판단할 때 직업으로 판단하는데 사실 직업은 어떤 사람을 설명하고 규정하는 데 있어 아주 작은 역할밖에 못하잖아요. 특정 직업으로 저를 규정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아요."
KBS스포츠국에 있는 선배의 권유로 이번에 해설위원을 맡게 됐다는 그는 아나운서 뺨치는 또렷하고 확실한 전달력, 활기찬 목소리와 풍부한 해설로 화제를 모았다. '입담'이 살아있는 생생한 비유와 쉽게 풀어서 설명하려는 노력이 묻어나는 해설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부끄럽습니다. 틀린 것도 많고 실수도 많았는데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스노보드 기술 이름을 말할 때 부족한 게 많았는데 많은 분들이 좋은 점을 봐주시려고 한 것 같아요. 스노보드 선수들의 기술적인 측면을 이야기에 실어 전달해드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2009년부터 서울시 스노보드 대표선수로 활약 중인 그는 2010년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국제공인심판 자격(3급)을 취득했다. 운동이라면 뭐든 관심이 있다.



"심판 자격증 심사 공고는 비정기적으로 뜨는데 제가 운 좋게 그때 응시할 수 있었어요. 국내에서 땄는데 3급은 낮은 수준이에요. 올림픽 같은 세계적 대회 심판을 하려면 1급이어야 하고 그런 자격을 갖춘 분들은 전세계 10~15명 정도밖에 안됩니다. 스포츠를 다 좋아하는데 실력은 별거 없어요. 스포츠라는 액티비티를 워낙 좋아해서 힘이 닿는 한 도전하고 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에서는 미국 클로이김과 숀 화이트가 단연 화제를 모았다. 클로이김은 재미교포 2세라는 점에서 특히 관심을 모았다. 세계적인 선수들을 옆에서 지켜본 소감은 어땠을까.
"클로이김의 활약을 보면서 어떤 분들은 왜 우리나라 선수들은 못하느냐고 지적하시는데, 저는 클로이김을 보면서 질투보다는 희망을 봤습니다. 우리나라 선수들도 얼마든지 잘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봤습니다. 스노보드에서 일본 선수들이 요즘 아주 잘하고 있는데 일본 10대 전후반 세대가 이끌고 있습니다. 동양인도 얼마든지 잘할 수 있는 분야인 거죠. 숀화이트를 보면서는 인간으로서 연민과 존경스러움을 느꼈습니다. 그가 마지막 레이스를 끝냈을 때 캐스터랑 눈이 마주쳤는데 둘다 눈이 축축했어요. 우리 둘다 숀화이트 팬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그 정도로 그의 도전과 극복정신이 대단했던 거죠. 이런 세계적인 대회를 눈으로 보고 해설까지 할 수 있었다는 게 정말 큰 영광입니다."
스노보드 중계와 각종 행사 참여로 바쁜 와중에도 박재민이 이번 올림픽을 통해 새롭게 눈을 스포츠가 있다. 컬링이다.
"스노보드 중계를 할 때 대개 컬링 중계에 이어 하게 돼서 반 강제적으로 컬링을 많이 보게 됐는데 정말 너무 재미있더라고요.(웃음) 지금껏 몰랐던 종목인데 이번에 눈을 떴습니다. 컬링에 이런 재미가 있구나 알게됐고, 올림픽 끝나면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배우로서의 계획은 어떨까. 그는 단역으로 이런저런 작품에 얼굴을 내밀었다.
"지금껏 8~9작품 정도 출연했고, 연극까지 합하면 15작품에 출연했습니다. 계속 해야 하는데…. 감독님들이 올림픽 보시느라 바쁘신지 연락이 없네요. 하하."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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