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정치 용서안 해' 붓글씨로 유명한 日전통시인 가네코 별세

입력 2018-02-2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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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정치 용서안 해' 붓글씨로 유명한 日전통시인 가네코 별세
전쟁 체험 바탕으로 평생 반전·평화운동 벌여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일본의 전통 시가 하이쿠(俳句)계의 대표적 원로로 평가받으며 반전, 평화운동을 펼쳐온 가네코 도타(金子兜太)가 지난 20일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일본 언론이 21일 전했다. 향년 98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사이타마(埼玉) 현에서 태어난 가네코 도타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하이쿠를 시작했으며 도쿄대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해군사관으로서 종전을 맞은 그는 하이쿠에 사회성, 시대성 등을 가미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그는 2015년 집단자위권 법안에 대한 일본 시민사회의 저항이 계속되는 가운데 '아베 정치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구호를 붓글씨로 쓴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논픽션 작가 사와치 히사에(澤地久枝)가 아베 정권에 대한 분노를 담아 구상한 이 구호는 시위의 상징물로 부상했다.
2015년 7월 도쿄(東京), 나고야(名古屋) 등 일본 각지에서 시민들이 이러한 글귀가 적힌 종이를 들고 집단자위권 법안의 강행 처리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구호가 아베 정권에 대한 민심의 분노를 표현한 것으로 크게 유행하면서 일본의 출판사가 선정하는 그해 유행어에 선정되기도 했다.
고인은 자신의 전쟁 체험을 바탕으로 전쟁 반대의 뜻을 나타냈으며 하이쿠를 활용한 평화운동도 전개했다.
생전 인터뷰에선 전쟁 체험자가 거의 없는 국회에서 '전시'를 논의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하며 "논의하는 것을 보면 전쟁에 대한 공포심을 느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인은 한 일간지의 '평화의 하이쿠' 연재 코너에서 선보였던 작품을 선별하는 활동도 했다.
아사히신문은 그가 전통 시가를 통해 민중의 마음을 읊었다고 평했다.
현대하이쿠협회 명예회장이었던 그는 일본 예술원 회원이기도 했다.


js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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