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핸드폰 꺼놓고 잠만 자고 싶어요."
올림픽 금메달만을 목표로 치열하게 달려가는 선수는 모든 욕망을 억누르게 마련이다.
시상대 위에 서는 그 순간을 상상하며 친구들과의 관계도 단절한 채 그 흔한 술과 커피도 입에 대지 않는다.
'스켈레톤 천재' 윤성빈(24·강원도청)도 그랬다. 특히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1년 정도 앞둔 시기부터는 하루하루가 '극기'의 연속이었다.
이런 윤성빈이 평창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직후 꼽은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의외로 '핸드폰 꺼놓고 잠만 자기'였다.
경기가 끝나고 5일이 지났다. 윤성빈은 그동안 어떻게 지냈을까.
그는 21일 오전 평창올림픽 MPC(메인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사실 경기가 끝나고도 (금메달리스트로서 일정을 소화하느라) 내 시간을 별로 갖지 못했다"며 "그래도 짬짬이 쉴 수 있는 시간에는 다른 거는 하지 않고 잠만 잤다"며 미소를 지었다.
인터뷰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잠자는 것 외에 윤성빈이 한 거의 유일한 것은 '응원하기'다.
윤성빈은 "아직 우리 팀 봅슬레이 경기가 다 끝나지 않아서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며 "봅슬레이 선수들한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어서 경기가 있는 날에는 현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썰매 종목은 크게 스켈레톤, 봅슬레이, 루지로 나뉘는데 윤성빈은 같은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소속인 봅슬레이 선수들한테 특히 유대감을 느낀다.
윤성빈은 남자 봅슬레이 2인승 원윤종(33·강원도청), 서영우(27·경기BS경기연맹) 등과는 친형제처럼 지낸다.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건 윤성빈과 달리 원윤종-서영우는 평창올림픽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2인승 경기에서 6위를 차지한 원윤종, 서영우는 김동현(31), 전정린(29·이상 강원도청)과 팀을 이뤄 24∼25일 열리는 봅슬레이 4인승 경기에 출전, 다시 한 번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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