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200장을 갖고 군청 찾은 노부부 "장학금으로 써주세요"

입력 2018-02-21 15:28  

5만원권 200장을 갖고 군청 찾은 노부부 "장학금으로 써주세요"



(태안=연합뉴스) 조성민 기자 = 설 연휴(15∼18일) 전날인 지난 14일 오후 4시께 평범해 보이는 노부부가 충남 태안군청을 찾아왔다.
직원의 안내로 담당자를 만난 노부부는 "장학금을 기탁하고 싶다"며 두툼한 봉투 2개를 쑥스러운 표정으로 내밀었다.
봉투 안에는 5만원권 100장씩, 두 개를 합해 모두 1천만원이 담겨있었다.
이들 부부는 태안군 원북면 반계리에서 농사를 짓는 김낙표(73)·허길자(여·66)씨다.
이들은 기탁 동기를 묻는 군청직원의 말에 "어렵게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오래 전부터 형편이 나아지면 꼭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장학금을 기탁하자는 약속을 한 이들 부부는 얼마 전 통장 잔고를 보니 적지 않은 돈이 모여 있어 5만원권으로 1천만원을 찾아 곧바로 군청을 찾은 것이다.
그 돈에는 해마다 벼농사 외에 달래나 고추 등 밭작물을 팔아 모은 것은 물론 외지의 자녀들이 보내온 용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허씨는 "우리 부부 모두 집안 사정으로 학교에 다니고 싶어도 다니지 못했던 게 늘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며 "나중에 돈이 좀 모이면 어렵게 공부하는 아이들을 위해 장학금으로 내자고 수십년 전부터 약속했고, 적금 등으로 모은 돈이 제법 쌓여 있어 두말없이 찾아 군에 기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태안군청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수십년 간 마음을 잃지 않고 조금씩 모아 가져온 귀중한 장학금인 만큼 지역의 어려운 학생들이 학업을 이어가는 데 소중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min365@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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