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에 올림픽 유니폼 모두 던져…"드릴 게 이것밖에 없네요"
(강릉=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남자컬링 대표팀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웃으면서 마무리했다.
남자컬링 대표팀은 21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일본을 10-4로 완벽히 제압했다. 일본은 8엔드 만에 항복을 선언했다.
예선 최종 성적은 4승 5패로 7위. 4팀만 올라가는 플레이오프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아쉬움이 크지만, 대표팀은 좋은 경기를 하고 올림픽을 마쳤다며 힘을 냈다. 특히 상대가 숙적 일본이었다.
스킵(주장) 김창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마지막 경기가 일본전이어서 꼭 이기려고 했다. 어제 어떻게 해야 이길지 팀원들과 이야기를 했다"며 "하지만 한일전과 관계없이 마지막을 강하게 끝내고 싶었고, 강하게 끝냈다"고 만족해했다.
대표팀은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하리라 다짐했다고 밝혔다.
오늘 경기력이 진짜 모습이냐는 질문에 선수들은 "원래는 더 잘한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김창민은 "시작할 때 지나치게 부담을 느꼈다. 후반에 점점 편해졌는데, 마음을 비웠더라면 더 좋은 플레이를 했을 것이다. 중압감을 비우지 못한 게 마음에 남는다"고 말했다.
오은수는 "갈수록 좋아졌다. 경기가 더 남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일본전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경기를 치르면서 부담을 떨친 대표팀은 이날 경기에서는 경기 중간에 관중석에 손을 흔드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이미 4강 실패가 확정된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컬링장을 직접 찾아 응원을 보내는 팬들에게서 큰 힘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성세현은 "관중이 몇 명 없었다면 사람들을 의식하게 되는데, 올림픽 기간에는 관중이 워낙 많았고 모두가 응원을 해주셨다. 힘이 되고 좋았다"고 고마워했다.
대표팀은 이날 경기 후 관중석으로 유니폼을 던졌다.
이날 입은 옷만 제외하고 올림픽을 위해 준비한 모든 유니폼을 아낌없이 관중에게 선물했다. 팬들은 "여기도 주세요!"라고 외치며 환호했다.
김창민은 "감사함을 어떻게든 표현했어야 했다. 마지막까지 응원해주신 분들께 보답해야 했다"며 유니폼 선물을 미리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기복은 "너무 많은 관심을 보내 주셨고 오늘도 많은 분이 오셨다. 그동안 감사하다는 표현을 못 했다. 우리가 드릴 게 유니폼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성세현은 "빨아서 드린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냄새 맡아봤는데 괜찮았다. 오늘 입은 옷은 도저히 못 드리겠더라"라며 웃었다.
올림픽으로 컬링에 쏟아진 관심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숙제다.
임명섭 코치는 "앞으로 많은 분이 응원과 관심을 보내주셔서 한국 컬링의 여건이 좋아지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컬링이 정말 좋은 스포츠이고 매력 있는 스포츠라는 것을 보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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