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플로리다 주 고교 총격 사건을 겪고 나서 총기 규제를 강력히 요구한 생존 학생들을 향해 "학생이 아니라 배우 아니냐"며 음모론을 제기한 플로리다 주 의원 보좌관이 해고됐다고 CNN방송이 21일(현지시간) 전했다.
플로리다 주 의원 숀 해리슨(공화)의 지역구 보좌관 벤자민 켈리는 최근 현지 신문 탬파베이타임스에 이메일 한 통을 보냈다.
이메일에는 "TV 화면에 나온 두 아이는 학생이 아니라 무슨 일이 터지면 위기를 좇아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배우들"이라는 주장이 담겼다.
이메일을 받은 탬파베이스타임스 워싱턴지국장 알렉스 리어리는 CNN에 "이메일은 주 공식 메일 계정으로 보내온 것인데, 내가 쓴 기사에 대한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켈리가 지칭한 두 아이는 플로리다 총격 사건 직후 TV에 등장해 큰 반향을 일으킨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학생 엠마 곤잘레스와 데이비드 호그였다.
곤잘레스 등은 "미국총기협회를 해체하라. 총기 대신 아이들을 보호하라"며 울먹이는 연설로 미 전역을 휩쓸고 있는 총기 규제론을 확산시켰다.
CNN은 참사 생존 학생들이 중상모략의 소재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자 켈리의 상사인 해리슨 의원은 그를 해고한 뒤 "참사를 겪은 유가족에게 아픔을 줬다면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의원도 "참사 생존 학생을 배우라고 비난한 건 몰염치한 바보 집단의 역겨운 행동"이라고 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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