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전쟁 개시땐 켄터키 버번·위스콘신 치즈도 타격

입력 2018-02-22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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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무역전쟁 개시땐 켄터키 버번·위스콘신 치즈도 타격
미 공영라디오, 공화당 상·하원 수장 지역구 수출품목 빗대 경고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고강도 제재를 바탕으로 한 무역전쟁을 개시할 경우 미국산 농산물과 수출제품에도 십자포화가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미 공영 라디오방송 NPR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PR은 "트럼프 행정부는 철강·알루미늄 수입에 엄격한 제한을 가해 국내 산업을 되살리겠다는 의도를 품고 있지만, 이에 맞서는 유럽과 아시아의 동맹국들이 미국의 민감한 수출제품에 대해 보복을 가하겠다는 경고를 이미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상무부가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한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에는 철강의 경우 63%의 수입쿼터를 전제로 24%의 관세를 물리고 한국, 중국, 브라질 같은 12개 특정 수입국에 대해서는 53%의 고율관세를 부과하는 안을 제3의 옵션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NPR은 트럼프 대통령이 4월 초까지는 상무부 제안에 대한 실행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같은 철강·알루미늄 규제의 반대쪽에는 미국의 수출 품목인 켄터키산 버번(위스키 일종)과 위스콘신산 치즈, 대표적인 정치적 경합주(스윙 스테이트)인 플로리다산 오렌지가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방송이 켄터키 버번과 위스콘신 치즈를 언급한 것은 현재 집권 공화당의 상·하원 1인자의 지역구이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켄터키는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의 지역구이고, 위스콘신은 하원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의 텃밭이다.
미국의 수출기업을 회원사로 둔 전미 대외무역위원회(NFTC)의 로퍼스 예사 회장은 NPR에 "많은 나라가 하려는 것이 바로 그런 것(보복)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켄터키 버번은 연간 10억 달러 상당 수출하는데 무역전쟁이 불거지면 타격을 받을 것이 자명하다고 NPR은 내다봤다.
예사 회장은 "유럽 동맹국과 캐나다, 멕시코, 남미 그리고 한국과 같은 아시아 국가에 영향을 줄텐데, 이들 나라는 그동안 많은 미국 수출품을 사들여 좋은 무역관계를 유지하던 곳"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관리들은 이미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 필요성에 대한 언급을 내놓고 있다고 NPR은 전했다.
NPR은 최근 백악관에서 진행된 무역규제 회의에서 나온 의원들의 언급을 소개했다.
팻 투미(공화·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은 "우리는 매우 조심스럽게 가야 한다. 다들 국가안보 이슈를 부추기는데, 실질적으로는 보복이 우리에게 어떤 것이 될지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마이크 리(공화·유타) 상원의원은 "이런 행동(무역규제)으로 일정 부분 일자리 부문의 승자가 될 수도 있지만, 미국 전체로 보면 일자리 순 손실로 귀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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