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애플이 스마트폰 배터리의 필수소재인 코발트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생산자들과 접촉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애플은 장기 공급 계약을 맺기 위해 코발트 생산자들과 처음으로 직접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애플이 5년 이상의 기간에 걸쳐 연간 수천t의 코발트를 확보할 수 있는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소식통은 애플이 1년여 전부터 협상에 나섰지만 계약을 포기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애플이 전 세계에 판매한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의 전자 기기는 13억대에 이른다는 점에서 코발트의 최대 소비자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지금까지는 배터리 제조업체에 조달을 맡기는 입장이었다.
애플이 안정적 확보를 모색하는 것은 코발트가 스마트폰의 배터리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에도 사용되면서 수요가 날로 급증해 심각한 공급 부족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발트의 글로벌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스마트폰의 수요는 4분의 1 정도다.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정제 코발트는 8g 정도지만 전기차 배터리는 이보다 1천배가 많은 양이 필요하다.
이런 사정 탓에 2016년 1월 t당 2만 달러였던 코발트의 국제시장 거래가는 현재 8만 달러까지 치솟은 상태다.
올해 코발트의 글로벌 수요는 11만t 정도로 추정되고 있고 최대 생산국인 콩고민주공화국이 65%를 넘는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발트는 호주와 핀란드, 캐나다 등 다양한 지역에도 소량이 생산되고 있다.
독일의 BMW와 폴크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물론 삼성 SDI같은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들도 이미 전기차 시대의 본격개막에 대비하기 위해 장기 공급 계약을 추구하고 있는 상태다. 애플이 뛰어든다면 이들과 정면 대결을 벌이게 되는 셈이다.
세계 1위의 코발트 생산 업체인 스위스 글렌코어의 이반 글라젠베르크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에서 애플, 테슬라, 폴크스바겐과 접촉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2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공급 가격의 고정을 원치 않아 장기 계약은 맺지 않겠다는 것이 회사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가 올해 예정하는 생산량은 3만9천t이다.
코발트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장기 공급 계약에 성공한 사례도 눈에 띈다. 한국의 SK이노베이션은 호주의 광산업체인 오스트레일리언 마인즈와 향후 7년에 걸쳐 코발트, 니켈을 공급받기로 계약했다고 21일 밝혔다.
한편 독일 BMW의 조달 책임자는 이달초 현지 일간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 차이퉁(FAZ)에 한 코발트 생산자 측과 10년에 걸친 공급 계약을 맺는데 근접한 단계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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