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빈곤 퇴치를 부르짖는 중국 지도부가 춘제(春節·음력 설)를 맞아 빈민층 30만가구에 TV를 선물했다.
22일 중국 앙시망(央視網)에 따르면 공산당 중앙선전부,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 중앙문명판공실 3개 부처는 춘제 연휴 시기에 전국 700여개 현의 30만 빈곤가정에 32인치짜리 소형 컬러TV를 배급했다.
이들 빈민층은 위성방송 수신설비도 무료로 제공받고 납부해야 할 수신료나 시청료도 감면됐다. 택배비나 설치비 등도 현지 정부가 부담하도록 했다.
중국 매체들은 감독당국이 TV를 받게 된 가정에게 어떤 비용도 청구하지 않았음을 확인토록 하고 어떤 기관이나 개인도 TV 배급을 도중에 보류하거나 임의로 나눠주지 말도록 했다고 했다.
배급품으로 나온 캉자(康佳·Konka) 브랜드의 32인치 액정TV 가격은 현재 중국에서 1천400위안(23만9천원)에 판매된다.
TV를 받게 된 윈난(雲南)성 마관(馬關)현의 주민 양청핑(陽成平)은 "중국 공산당이 일을 잘한다. 이제 TV로 중앙의 뉴스소식도 알게 됐다"며 "특히 올해부터 춘완(春晩·CCTV의 춘제 TV쇼)를 시청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TV 배급은 복지 차원에서 빈민층을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것 외에도 탈빈곤 정책의 시행을 강조하면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중국 공산당에 대한 충성심을 북돋기 위한 목적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도 이번 TV 배급이 빈민층이 TV를 시청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것 외에도 농촌의 정신문화생활을 풍부하게 만들고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을 관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빈민층에 관영 CCTV 등에서 선전하는 시진핑 지도부의 정책이념을 수용시킴으로써 중국 공산당의 지지세력으로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안후이(安徽)일보는 린취안(臨泉) 등 20개 현 지역의 1만8천700가구의 빈민 가정에 당이 선물한 TV를 배급한 소식을 전하면서 "'정신 식량'이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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