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식 수술 중 다른 병원 가 '알바 수술'한 홍콩 의사 해고

입력 2018-02-22 13:05  

간이식 수술 중 다른 병원 가 '알바 수술'한 홍콩 의사 해고
병원측 "도저히 용납 못해" vs "홍콩 전문의 부족" 반론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간이식 수술을 하던 도중 다른 병원으로 가서 '알바 수술'을 한 홍콩 의사가 결국 해고당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홍콩 최고의 공공 병원인 퀸 메리 병원은 전날 유명 간이식 전문의인 우궈지(吳國際)와 고용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계약이 만료되는 대로 그가 병원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병원 측은 "재계약 심사 때 자격, 학문적 성취, 일에서의 성과 등과 함께 품행을 고려했다"면서 병원 인사위원회가 만장일치로 우궈지와의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13일 오후 2시쯤 퀸 메리 병원에서 간이식 수술을 시작한 우궈지는 환자의 배를 연 뒤 오후 3시 25분에 5시쯤 돌아오겠다며 갑작스레 병원을 떠났다. 다른 사설병원에서 또 다른 간이식 수술을 하기 위해서였다.
간이식 수술을 받으려던 환자는 마취 상태로 방치됐고, 사설병원에서 수술을 마친 우궈지가 6시 30분쯤 병원으로 돌아오기까지 3시간 30분이나 기다려야 했다. 우궈지는 이날 밤 10시쯤 수술을 마쳤다.
간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는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없었지만, 수술 후 상태는 그리 양호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우궈지가 자리를 비운 사실을 의료진이 상부에 보고했고, 병원은 조사를 거쳐 우궈지가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저질렀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결국 전날 인사위원회의 해고 조치로 이어졌다.
다만 홍콩의 전문 의료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해 그의 재계약 여부를 결정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퀸 메리 병원의 간이식 센터장인 로충마우 교수는 "(그와의 계약 해지는) 공공의료 부문의 손실로서, 그처럼 숙련된 의사를 양성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홍콩은 공공 의료를 근간으로 해 의료비가 저렴하지만, 만성적인 전문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퀸 메리 병원에서 간이식 수술을 기다리는 환자의 수는 87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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