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 일상 용어가 된 바이오·백신·베어링·항공
(안동·영주·영천=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농업이 주축인 경북 시·군마다 21세기 새로운 먹을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첨단 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
농업하고 큰 관련이 없어 농민은 생소할 수밖에 없는 바이오·백신·베어링·항공기 인테리어와 같은 단어들이 몇몇 시·군에서는 일상용어가 되고 있다.
안동시는 백신 산업 중심지로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관련 기업을 유치하거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영남 식수원인 낙동강을 끼고 있어 유해화학물질을 다루는 공장을 짓는데 제한이 많은 약점을 극복하려고 바이오산업 분야로 일찍 눈을 돌린 것이다.
신종플루나 메르스 같은 전염병이 번져 백신 중요성이 떠오른 것도 이 산업 육성에 한몫했다.
안동에는 2012년 풍산읍 바이오산업단지에 문을 연 SK 백신공장(1공장)과 국제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IVI) 안동분원,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이 현재 가동 중이다.
올해에는 SK플라즈마 안동공장(2공장)이 상업운전에 들어간다.
2021년까지 '(가칭)국립 백신산업지원센터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도 안동에 들어선다.
백신 관련 시설이 잇따라 들어서자 2016년에는 안동대가 백신공학과를 신설했다.
영주시는 베어링 산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시가 2011년 세계적 자동차 부품기업인 일진그룹과 3천억원대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투자를 유치하고 베어링 산업이 미래성장 동력으로 떠올랐다.
일진그룹이 영주 시내에 자동차 부품용 베어링 생산시설을 설치한 뒤 장수면을 중심으로 여러 베어링 업체가 연이어 문을 열었다. 이에 따라 베어링이 농업을 대신할 산업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시는 경북 북부 첫 국가산업단지를 유치해 베어링 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문재인 대통령 대선공약인 영주 첨단 베어링 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최근 전담 태스크포스(TF)도 시청에 설치했다.
첨단 베어링 산업 클러스터 조성은 2022년까지 6천억원이 들어가는 국책사업이다.
베어링 제조기술 개발과 상용화 기반을 구축하고 연구개발(R&D) 사업과 인력 양성, 네트워크 구축과 같은 사업을 하는 것이다.
시는 클러스터 조성이 끝나면 베어링 관련 기업 100곳 이상 육성해 일자리를 1만5천개 넘게 새로 만들고 세계 5대 베어링 산업 중심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재광 부시장을 단장으로 한 TF는 투자유치·도시계획·건축·환경 분야 실무진 20명으로 구성했다.
TF는 베어링 산업 클러스터 세부 내용을 구체화하고 국가 예산확보와 국가산단 조기 조성을 위한 과제발굴과 같은 활동을 한다.
경북 남부 영천시는 항공산업 육성을 역점 추진한다.
2013년 6월 영천시 녹전동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항공전자시스템기술센터가 문을 열었다.
같은 해 10월에는 세계 최대 항공우주기업인 보잉사가 항공정비센터(MRO)를 착공했다.
MRO센터는 항공전자 부품이 정상 작동하도록 부품 유지·보수·수리·해체·점검을 하는 시설로 이듬해 완공했다.
2016년에는 항공전자부품 시험·평가·인증을 담당할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가 영천에 들어섰다.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 준공 전에는 항공부품 시험·인증을 외국 기관에 의존해야 했다.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농촌 고령화, 인건비 상승, 농산물 수입 등으로 농사를 포기하는 경향이 이어지고 있고, 인구감소에 따른 자치단체 소멸과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농촌을 중심으로 미래 먹을거리 발굴에 나서는 사례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ee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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