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 해도 재밌다"…인터넷방송-게임 경계 무너진다

입력 2018-02-25 09:00  

"보기만 해도 재밌다"…인터넷방송-게임 경계 무너진다
배틀그라운드 인기, 인터넷방송서 촉발…게이머·방송진행 겸업 '대세'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스마트 시대의 주류 미디어인 인터넷 방송과 게임이 융합하면서 서로 간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하는 게임'에서 '보는 게임'으로 향유 방식이 진화하는 과정의 중심에는 현재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국산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가 있다.
25일 아프리카TV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두 달 동안 진행된 배틀그라운드 리그인 'APL 파일럿 시즌'에 출전한 선수 116명 중 약 40%인 47명이 전업 인터넷 1인 방송 진행자다.
한 번이라도 인터넷 1인 방송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선수는 57명으로 거의 절반에 달했다.
이들은 리그가 진행되지 않는 기간에는 연습 방송을 하고, 대회가 끝난 다음에는 복기 방송을 하면서 팬들과 끊임없이 소통한다.
'임샤크'라는 아이디로 방송 진행과 프로게이머를 병행하는 임대광씨는 "과거보다 개인방송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아마추어 고수들이 개인방송을 긍정적으로 보고 조금만 게임을 잘하면 바로 방송을 시작한다"며 "앞으로 점점 더 개인방송과 e스포츠의 벽이 허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스타크래프트'나 '리그오브레전드' 같은 게임도 인기에 힘입어 프로게이머들이 인터넷 1인 방송을 진행한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배틀그라운드는 인터넷 방송을 기반으로 인기가 시작된 특이한 사례다.
1인칭 시점에서 생존 경쟁을 벌이는 게임인 배틀그라운드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보는 게임'을 염두에 두고 방송 중계 최적화를 고려해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배틀그라운드는 지난해 3월 해외에서 처음 출시된 이후 퓨디파이 등 해외 유명 콘텐츠 제작자들이 게임 방송을 하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게임 방송 전문 채널인 '트위치'에서 생중계된 배틀그라운드 방송은 전 세계 사용자들이 몰리면서 동시 시청자 수가 35만명에 달하기도 했다.
그 인기는 국내로도 이어져 배틀그라운드 리그를 진행하는 아프리카TV의 한 달 누적 시청자 수는 현재 7천만명에 달한다.
이런 게임 방송의 인기는 신규 게임 사용자 유입으로 선순환되고 e스포츠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채정원 아프리카TV 인터랙티브콘텐츠사업본부장은 "참가자와 시청자, 운영 주체가 모두 즐기는 뉴미디어 e스포츠 시대가 왔다"며 "선수 수명은 길어지고 팬이 즐길 콘텐츠는 늘며 방송사는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7년 e스포츠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국내 e스포츠 산업의 규모는 총 8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9% 증가했으며, 지난해는 1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ljungber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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