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류 형제' 앞세운 헝가리, 쇼트트랙서 동계올림픽 첫 금

입력 2018-02-22 21:55  

[올림픽] '류 형제' 앞세운 헝가리, 쇼트트랙서 동계올림픽 첫 금
한국인 전재수 코치가 조련…중국도 평창서 첫 금맥 뚫어



(강릉=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동계올림픽의 '약소국' 헝가리가 평창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하는 감격을 누렸다.
헝가리는 2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에서 6분31초971의 기록으로 중국(6분32초035)을 제치고 우승했다.
2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치고 나온 사오린 샨도르 류가 스케이트 날을 쭉 뻗은 끝에 간발의 차이로 중국을 제치고 1위로 골인하자, 선수들은 양 팔을 쭉 뻗고 서로 껴안으며 감격을 표현했다.
헝가리가 동계올림픽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순간이었다.
역대 동계올림픽마다 많아야 30명이 넘지 않는 선수들만 출전시켜 온 헝가리는 그간 은메달 2개와 동메달 4개를 딴 것이 동계올림픽 성적의 전부였다.
6개의 메달은 모두 피겨스케이팅에서 나왔다. 더구나 1980년 레이크플래시드 동계올림픽 이후로는 한 개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결코 쇼트트랙 강국이라 볼 수 없던 헝가리는 소치올림픽 이후 '신예' 사오린 샨도르 류(23)와 사오앙 류(20) 형제를 앞세워 강호로 올라섰다.
2010년 미국 쇼트트랙 대표팀을 이끈 한국인 전재수 코치가 소치올림픽 이후 부임해 류 형제 등 헝가리 선수들을 조련했다.
특히 류 형제 중 형인 사오린 샨도르 류는 남자 1,000m 세계랭킹 1위, 500m 세계랭킹 2위를 달리는 등 평창올림픽에서도 한국의 강력한 경쟁자로 꼽혀 왔다.
변수가 많은 종목 특성상 류는 남자 1,000m에서 실격당하는 등 개인전에서 한 개의 메달도 따내지 못해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마지막 경기인 남자 5,000m에서 역전극을 주도하며 조국에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
헝가리 계주 선수들은 경기장 내 시상식에서 육상선수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선보이곤 하는 '번개 세리머니'를 하며 관중들과 감격을 공유했다.
헝가리만큼 이날 열린 쇼트트랙에서 기쁨을 만끽한 나라가 중국이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땄던 중국은 평창올림픽에서는 폐막이 가까워져 오도록 한 개의 금메달도 손에 넣지 못했다.
초조함이 극에 달할 법한 상황에서 남자 500m 세계랭킹 1위 우다징이 마침내 첫 금메달을 신고했다.
우다징은 이날 열린 남자 500m 결승에서 39초584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압도적인 레이스로 이 종목 최강자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어진 남자 5,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중국 쇼트트랙 선수단은 시상식이 모두 끝난 뒤 비어 있는 시상대 꼭대기에 함께 올라가 오성홍기를 펼쳐 들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sncwoo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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