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이란 핵합의 준수 확인…핵추진체 개발 언급"(종합)

입력 2018-02-23 03:42  

IAEA "이란 핵합의 준수 확인…핵추진체 개발 언급"(종합)
이란 외무차관 "핵합의 이익 없으면 우리도 지킬 수 없다"



(제네바·테헤란=연합뉴스) 이광철 강훈상 특파원 =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2일(현지시간) 이란이 2015년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6개국과 체결한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IAEA는 2015년 7월 핵 합의 체결 이후 3개월마다 이란의 이행 실태를 확인해 보고서로 낸다. IAEA는 핵협상 성사 뒤 이날까지 10차례 낸 분기 보고서에서 모두 이란의 핵합의 준수를 확인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IAEA는 이란의 저농축 우라늄(농도 3.67% 이하) 보유량이 300kg을 넘지 않았으며 중수 보유량도 한도인 130t을 초과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라늄 농축농도와 보유량은 이란이 핵합의에 따라 제한해야 하는 핵심 조건인 원심분리기의 수량, 신형 모델 가동 여부와 직결된다.
이란 핵합의를 오바마 정부 최악의 외교라고 비판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대이란 제재유예를 연장하겠다고 발표하면서도 유예 재갱신 시한인 120일 이내에 핵합의 수정, 보완을 요구한 상태라 합의가 파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편 IAEA는 이란 정부가 서한을 통해 해군 핵추진체를 장래에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란은 2016년 미국이 핵 합의를 파기할 때 대응 조처로 핵추진체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이란 정부는 핵 추진체가 해상 운송에 쓰일 수 있다고만 언급했지만 이번 서한에는 해군이라는 표현을 넣어 핵잠수함 개발 가능성도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의 초강수로 핵합의의 존속이 위협받으면서 이란은 유럽연합(EU)과 협력을 도모하면서도 파기 상황을 강경하게 언급하기 시작했다.
핵협상 실무에 직접 참여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22일 이란도 핵합의를 파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락치 차관은 이날 런던을 방문,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에 초청돼 "핵합의에 대한 미국의 혼란스러운 정책이 계속되고, (서방의) 회사들이 이란과 협력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핵합의는 이익이 없다"면서 "그렇다면 우리도 핵합의를 지킬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트럼프는 기업들이 이란과 일하는 데 독과 같은 불확실한 상황을 조성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후통첩이 지나가고 제재 유예가 연장되더라도 이런 식으로는 핵합의가 살아남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신뢰를 쌓기 위해 (핵합의에서) 10∼15년간의 핵프로그램 제한을 받아들였다"며 "이런 제한을 일몰조항이라면서 영구화하려는 것은 핵합의를 폐기하려는 의도로, 핵합의에 따라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는다는 이란의 약속은 영속한다"고 지적했다.
미 정부는 핵합의의 일몰조항 폐기를 요구하면서 재협상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아락치 차관은 "핵합의는 안보 문제로, 다른 중동 현안(시리아, 예멘 내전)이나 경제적인 사안과 연계한다면 정말 큰 실수"라면서 "다른 현안은 핵합의와 다르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minor@yna.co.kr,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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