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 TV특집 '원숭이 흉내' 흑인비하 논란… 中 "인종차별 아냐"

입력 2018-02-23 11:04   수정 2018-02-23 13:49

춘제 TV특집 '원숭이 흉내' 흑인비하 논란… 中 "인종차별 아냐"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중국 정부가 흑인으로 분장한 배우들이 등장하는 춘제(春節·음력 설) 맞이 춘완(春晩·국영 CCTV의 춘제 TV쇼) 촌극(skit)이 중국과 아프리카 국가 사이를 틀어지게 하는 것이라는 비난에 대해 일축했다.
중국 외교부는 그 어떤 형식의 인종차별에도 반대하지만 춘완 프로그램 촌극이 중국과 아프리카 사이를 멀어지게 한다는 비난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현지시간) 전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촌극은 절대 인종차별적이지 않다"며 "중국 정부는 그 어떤 인종차별에 항상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아프리카의 관계는 철석같다"면서 "양측 모두 호혜를 누려왔다"고 덧붙였다.
지난 15일 방영된 이 촌극에서는 중국 여배우들이 흑인으로 분장해 등장한다.
출연자들은 아프리카 인물 묘사를 위해 커다란 가짜 궁둥이를 흔들고 원숭이 흉내를 내기도 한다.
한 흑인 여성이 등장해 중국인 남자친구를 따라 중국으로 가겠다며 어머니를 설득하는 장면이 나온다.


중국 여배우인 어머니는 흑인 얼굴을 한 채 가짜 엉덩이를 흔든다.
어머니는 원숭이와 함께 등장해 영락없는 흑인 연기자 역할을 해낸다.
딸이 중국으로 시집을 가려고 하고 중국이 아프리카 국가들에 끼친 도움의 손길에 감사한다는 말을 듣고 전율을 느낀다.
촌극은 딸이 거짓말하는 것을 알아차린 어머니가 화를 내는 대신 "중국이 아프리카에 많은 것을 해줬다. 중국인을 사랑한다. 중국을 사랑한다"라는 외침으로 마무리된다.
제작자들은 촌극이 중국과 아프리카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본 많은 중국인이 촌극에서 모욕적이고 인종차별적인 모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는 분노와 비난의 목소리를 담은 글들이 많이 올라왔다.
국영방송이 프로그램을 만들 때 불쾌한 내용은 담지 말아야 하며 이 촌극은 전적으로 인종차별주의적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아프리카의 사회간접자본(SOC) 구축에 많은 자본을 쏟아 부었다.
올해 말에는 베이징에서 중국-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정상회의에서는 아프리카에 대한 추가 투자와 원조 방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ky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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