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문가 "재래식전력으로도 北 위협 억제 가능"

입력 2018-02-23 11:17  

일본 전문가 "재래식전력으로도 北 위협 억제 가능"
노보루ㆍ미치시타 "독자 핵전력 보유 위험성 크다"
브루킹스 연구소 토론회서, 장거리타격능력 등 재래전력 확충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일본은 장거리 타격전력, 미사일 방어체계 등 재래식 전력 확충만으로도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충분히 억제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일본 육상자위대 장성 출신인 야마구치 노보루(山口昇) 사사카와(笹川) 평화재단 참여(고문과 유사직책)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토론회에서 일본이 핵전력 보유 대신 장거리 타격전력, 상륙군 육성, 미사일 방어망 개선, 이지스 어쇼어 요격 체계(육상 발사 이지스 체계) 배치 등 재래식 전력 증강으로도 북한의 위협을 분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토론회 패널로 참가한 야마구치 참여는 "일본 본토에 대한 북한 김정은 정권의 위협에 맞서려면 핵전력을 보유하는 것보다는 장거리 타격 능력 확보가 더 낫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미 해군연구소(USNI) 뉴스는 그의 이런 주장은 북한의 잇따른 핵ㆍ장거리탄도미사일 시험으로 미국과 북한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은 독자적인 핵전력 개발보다는 미국의 핵우산 아래 계속 있어야 한다는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입장과 맥을 같이한다고 풀이했다.



미 국방부가 최근 펴낸 '핵 태세 검토 보고서'(NPR, Nuclear Posture Review)도 미국이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다른 강대국과 무력충돌 상황에서 지금보다 강화된 핵 억제력을 한국과 일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 동맹에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치시타 나루시게(道下德成) 정책연구대학원대학교수도 "일본 국민이 독자적인 핵전력 개발과 배치를 지지할지 확신할 수 없다"며,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일본 응답자의 12%만 독자 핵전력 확보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반도 안보 문제 전문가인 미치시타 교수는 일본이 독자적으로 핵전력을 개발해 보유하면 "잃을 것이 더 많고" 태평양 지역에서 군비경쟁을 부추길 수 있으므로 핵전력 확보 구상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미치시타는 이어 1990년대 초 소련 붕괴 이후에도 일본은 방위비를 대폭 삭감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장거리 타격전력과 상륙군 육성 등은 핵전력 개발보다 싸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력이 일본보다 2.5배 크기 때문에 군사 부문으로 전용할 수 있는 자원이 일본보다 앞선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남중국해와 북방열도 등 중국과 러시아와의 충돌에 대비해 일본은 핵전력보다는 '반접근/지역거부(A2/AD)' 쪽에 대한 투자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전급/지역거부 전략은 적대국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 최첨단 방공체계 등으로 촘촘하게 조성한 전력을 중심으로 하는 전략이다.
특히 한반도와 관련해 미치시타 교수는 미국과 일본이 한국에 대해 지금보다 훨씬 개선된 억제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북한의 침공을 받을 경우 미국은 일본 내 기지들을 통해 한국 방어에 나설 수 있다면서, 일본도 평화헌법 개정 으로 한반도 분쟁 시 지원작전 임무를 더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한미일 합동군사훈련과 미래 작전에 사용되는 군사 장비의 통합도 대북 억제에 한몫한다고 덧붙였다.
sh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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