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세' 도입 여파…중국 유망주 육성·달러 유출 차단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축구굴기'를 부르짖으며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해외 인기 축구선수들의 중국슈퍼리그 이적료 고공행진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3일 중국 당국이 해외 인기 축구선수 유치에 관한 규제책을 도입한 이후 중국 구단들이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를 위해 쏟아붓는 돈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 산하 중국축구협회(CFA)는 지난해 7월부터 구단들의 출혈 경쟁과 달러 유출을 막기 위해 해외 선수 이적료가 4천500만위안(76억6천만원)이 넘을 경우 100%의 '이적세'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축구협회는 특히 자국인 축구선수들을 육성하기 위해 중국 프리미어리그에 출전할 수 있는 구단별 외국인 선수들의 수를 5명에서 3명으로 제한하는 등 규제를 확산해 나가고 있다.
중국슈퍼리그 구단들은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 등 억만장자 기업인들의 후원에 힘입어 지난 2년간 겨울 이적시장에서 다른 리그들에 비해 엄청난 액수의 이적료를 지급해왔다.
하지만 중국 구단들은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8천600만달러(927억원)을 지불해 전년의 5억달러(5천388억원)에 비해 씀씀이를 크게 줄였으며 영국 프리미어리그 이적료 6억달러에도 한참 뒤처졌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의 최대 대어는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마스체라노(33)다. 바르셀로나와 리버풀에서 미드필더로 뛰었던 마스체라노는 이적세 부과 기준에 약간 못미치는 700만달러(75억4천만원)를 받고 허베이(河北) 차이나 포천으로 옮겼다.
중국 이적시장의 침체는 세계 이적시장의 활력을 떨어뜨린 것은 물론 중국슈퍼리그 TV 판권료가 30% 하락하는가 하면 중국 축구 발전에 대한 기대도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이적세' 도입과 함께 구단들에 대해 경기에 출전하는 외국인 선수와 23세 이하 중국 젊은 선수의 수를 같게 하라는 의무 규정이 중국인 유망주 육성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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