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환경 오염 주범 플라스틱 빨대 "사용금지 검토"

입력 2018-02-23 17:56  

영국, 환경 오염 주범 플라스틱 빨대 "사용금지 검토"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 팟캐스트 인터뷰
하드·소프트 브렉시트 의견 묻자 "완벽하게 때에 알맞은 브렉시트 원해"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영국은 연간 85억개의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유럽을 통틀어 가장 많은 소비량이다.
영국의 수도 런던에서만 20억개의 빨대, 1천톤(t) 규모가 매년 소비되는데, 이는 3대의 초대형 여객기에 짐을 가득 실은 것과 같다.
영국이 잠시 쓰여졌다 버려져 바다와 수로 등을 오염시키는 이같은 플라스틱 빨대 사용금지를 검토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보수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마이클 고브 영국 환경장관은 이날 한 팟캐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플라스틱 빨대가 나쁘다면 그것을 금지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영국이 내년 브렉시트(Brexit) 후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계속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했다.
그는 영국이 EU를 떠나면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이 좀 더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EU에 소속된 상황에서 개별 국가가 특정 품목을 차단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빨대는 미세 플라스틱과 함께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통상 사람들이 빨대를 사용하는 시간은 20분에 불과하지만 버려진 뒤에도 500년 동안 사라지지 않고 지구에 남아 있게 된다.
최근 콧구멍에 플라스틱 빨대가 꽂혀 고통받는 바다 거북이의 영상이 공개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 하원의원 중 일부도 바나 레스토랑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영국을 깔끔하게(Keep Britain Tidy)'의 최고책임자인 앨리스 오그던-뉴턴은 "플라스틱 빨대는 정말 형편없으며 무언가를 마실 때 반드시 필요하지도 않다"면서 "종이나 대나무, 금속 등 플라스틱 대체재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테리사 코피 영국 환경부 부장관은 어른들의 경우 빨대가 필요하지 않은 만큼 이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신문은 그러나 영국 의회에서 구매된 플라스틱 빨대 규모가 3년간 2배로 늘어났다며 실제 이를 금지하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의 최측근이었다가 캐머런을 배신하고 브렉시트 진영에 합류했던 고브 장관은 '하드 브렉시트'와 '소프트 브렉시트' 중 어느 것을 더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 "완벽하게 때에 알맞은 브렉시트(perfectly-timed brexit)"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드 브렉시트와 소프트 브렉시트 간 간격이 너무 과장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완벽하게 때에 알맞은 브렉시트는 너무 하드한 것도, 소프트한 것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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