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관세동맹 잔류 놓고 영국 보수당-노동당 정면 대결 예고

입력 2018-02-23 20:31  

EU 관세동맹 잔류 놓고 영국 보수당-노동당 정면 대결 예고
보수당 정부, 브렉시트 최종 전략 개요 논의…메이 총리 다음주 발표
코빈 노동당수는 '관세동맹 잔류' 지지의사 공식화할 듯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집권 보수당과 노동당이 브렉시트(Brexit) 쟁점 중 하나인 유럽연합(EU) 관세동맹 잔류 방안을 놓고 격돌한다.
이와 관련해 테리사 메이 총리와 제러미 코빈 노동당 당수가 다음주 각각 브렉시트 관련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진보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제러미 코빈 노동당수는 다음주 월요일 브렉시트와 관련한 중대 발표를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발표에는 영국이 EU 관세동맹에 남는 방안을 지지하는 내용이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동당은 그동안 관세동맹 잔류가 '실행가능한 방안' 중 하나라는 정도의 입장을 보이면서 공식적으로 지지를 나타내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근 예비내각 소속 의원들이 관세동맹을 선호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은데 이어 코빈 노동당수 역시 최근 한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일랜드 '하드 보더(hard border)'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관세동맹을 어떤 식으로든 계속 가져가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밝히면서 달라진 입장을 보였다.
다만 다음주 코빈 노동당수의 발표와 관련해 브렉시트를 찬성하는 지지자들이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재의 노동당 입장에서 크게 더 나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노동당이 관세동맹 잔류 방안을 지지하더라도 현재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새로운 관세동맹을 추구할 것 가능성이 크다.
만약 코빈 노동당수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노동당 소속 하원의원들을 독려한다면 관세동맹 잔류를 담은 무역법 개정안 표결에서 보수당에 승리를 거둘 수도 있다.
보수당 내에서도 이미 영국이 관세동맹에 잔류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이들이 무역법 개정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노동당에 맞서 집권 보수당 정부 역시 다음주 브렉시트 협상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이 총리는 지난 22일 오후 총리 지방관저에서 이른바 '브렉시트 전쟁 내각(Brexit war cabinet)'이라는 명칭이 붙은 내부 각료모임을 갖고 EU와의 브렉시트 협상 전략을 다듬었다.



이날 논의된 내용이 다음주 초 전체 내각 회의에서 확정되면 메이 총리는 이후 정부의 최종 브렉시트 전략의 개요에 대해 연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이 EU에서 떨어진 뒤 EU의 법과 규제와 얼마나 다르게 가져갈지 하는 부분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다만 전직 장관 출신 보수당의 한 의원은 "메이 총리가 크고 대담한 발표를 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중대 발표나 입장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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