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TV 방영 기록영화서 다뤄…'북미대화 가능성' 상황서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 북미 대화 가능성이 주목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과거 대미외교 '사령탑'으로 활약했던 강석주 전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의 생애를 기록영화를 통해 조명해 주목된다.
북한 조선중앙TV는 23일 오후 방영한 새 기록영화 '어머니당의 품' 제5부에서 과거 공적을 쌓은 여러 인물 가운데 하나로, 지난 2016년 사망한 강석주의 삶을 10여 분간 다뤘다.
영화는 "수령의 외교전사, 공화국의 외교일꾼으로서의 투철한 신념과 본때를 과시하며 국제 외교무대들을 종횡무진한 강석주 동지"라고 그를 소개했다.
영화는 이어 "장군님(김정일)께서는 그의 불타는 충정심과 외교관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굳게 믿으시고 그를 그처럼 치열했던 조미(북미) 핵 대결전의 제1선에도 내세워 주시었다"면서 그가 북측 협상대표로서 이끌어 냈던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관련 영상을 보여줬다.
당시 외교부 제1부부장이었던 강석주가 미국 측 수석대표인 로버트 갈루치 당시 국무부 차관보와 합의문에 서명하는 장면과, 이때 체결된 북미 기본합의문 등이 화면에 비쳤다.
영화는 "그는 나라의 자주적 존엄과 이익을 지키는 총포성 없는 대결전, 적들과의 첨예한 정치외교전에서 주도권을 틀어쥐고 뱃심 있게 외교 활동을 벌여 우리 당의 대외정책 실현에 크게 공헌할 수 있었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 등 방북했던 미국 주요 인사들과 김정일의 면담에 강석주가 배석한 장면 등도 보여줬다.
영화는 강석주가 말년 투병 과정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배려를 받았다는 점도 부각했다. 그는 2016년 5월 식도암으로 사망했다.
강석주는 북한 외교의 '제갈공명'으로 불리며 과거 첨예했던 북한의 대미협상과 핵외교를 오랜 시간 지휘한 인물이다.
북미관계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되는 시점에 북한 매체가 강석주를 조명한 데는 대외관계에서 '외교'의 역할을 중시한다는 뜻이 들어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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