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비즈니스 서밋서…트럼프 주니어 "아메리칸 드림, 해외로 빠져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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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다라 코스로우샤히 우버 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들 면전에서 트럼프의 이민 정책을 강하게 비난했다.
코스로우샤히 CEO는 23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비즈니스 서밋 기조연설에서 "아메리칸 드림은 전 세계에서 가장 귀중한 브랜드"라면서 "현 미국 행정부가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미국의 고귀한 브랜드를 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에서 태어나 9살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에 이민 와 아메리칸 드림을 일군 대표적 기업인 중 하나로 꼽히는 코스로우샤히는 "이민자들을 환영해주던 시절에 미국에 오게 된 것은 내 행운"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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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는 서밋 참석차 인도를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청중석에 앉아 있었다.
실리콘밸리에는 수천 명의 인도 출신 엔지니어들이 일한다. 수학을 잘하고 영국 식민지였던 탓에 언어 장벽도 없는 인도 출신은 실리콘밸리의 주요한 인적 자원이다.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CEO,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야 나델라 CEO도 인도 출신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인도 출신 엔지니어가 실리콘밸리에 올 수 있는 비자인 H1-B 비자를 대폭 축소하는 이민 정책을 취하고 있다.
코스로우샤히 CEO는 "인도의 유능한 인재들은 테크 산업 발전의 주요한 요소"라면서 "미국은 이들의 재능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우버 CEO로 영입되기 전 여행 예약업체인 익스피디아에서 12년간 CEO를 맡았던 코스로우샤히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그의 이민 정책을 강하게 반대해온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인물 가운데 하나다.
한편 트럼프 주니어는 코스로우샤히 CEO의 연설이 끝난 뒤 연단에 올라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Make America Great Again)'정책은 세계화와 상충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앞줄에 앉아 있던 코스로우샤히 CEO를 보며 "미국의 많은 산업 부문이 뒤처지는 시스템에선 당신 역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운동을 하면서 "아메리칸 드림이 해외로 수출되는 현장을 실제로 간 것은 놀라운 경험이었다"고도 했다.
같은 아메리칸 드림을 언급했지만, 트럼프 주니어는 전통 산업의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감으로써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많은 미국인이 절망에 빠져 있다는 시각을 취했고, 코스로우샤히는 해외의 유능한 인재들을 미국으로 들어올 수 없게 만든 이민 정책이 아메리칸 드림 자체를 망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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