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친러 정권 지지단 조직…합류 정치인들에 26억여원 송금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으로서 재작년 대선 때 '트럼프 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가 과거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를 위한 거액의 여론 공작을 벌였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의 러시아 내통 의혹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는 23일(현지시간) 공개된 매너포트의 공소장에서 그가 유럽의 전직 고위 정치인들을 상대로 벌인 비밀 금전 거래를 적시했다.
특검은 매너포트가 2012년과 2013년 이들 정치인에게 200만 유로(약 26억5천만원) 이상을 송금했다고 밝혔다.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이들 정치인은 우크라이나의 친러시아 정권에 지지를 보내는 데 동원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매너포트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행동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이기 위해 이들 전직 정치인들로 '합스부르크 그룹'을 결성했다.
그는 '해외 정치인 A'로 기재된 유럽국가의 전직 총리와 협의해 합스부르크 그룹을 관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대 부본부장을 지낸 릭 게이츠는 이날 자신의 유죄를 인정하고 뮬러 특검에게 협조하기로 했다.
돈세탁 음모, 금융사기 등 혐의를 받는 게이츠는 이에 따라 형량을 줄일 수 있게 됐다.
특검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선거운동을 잘 아는 인물이자 매너포트의 금전 거래와 우크라이나에서 벌인 정치 컨설팅 활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증인을 확보한 셈이다.
뮬러 특검은 금융사기, 탈세 등 32개 혐의를 적용해 매너포트와 게이츠를 전날 버지니아 주 동부 연방지방법원에 추가 기소했다.
특검은 러시아가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을 위해 2016년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 속에 트럼프의 측근들과 러시아 인사들의 부적절한 접촉 정황이 나옴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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