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페이스북이 오큘러스와 함께 만든 가상현실(VR) 슈팅게임을 행사장에서 철수시켰다.
미국 플로리다 주 고교 총기 참극이 벌어진 지 열흘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버젓이 사격 오락 게임을 전시해 뒀다며 따가운 눈총을 받고 나서다.
23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이번 주 미 메릴랜드 주 옥슨힐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위원회(CPAC) 행사장에 페이스북-오큘러스 리프트의 VR 슈팅게임기를 전시해 뒀다.
행사 참가자들이 부스에 들러 데모 게임을 맘껏 즐길 수 있게 해놓았다. 목적은 VR 게임 대중화와 가상현실 사업 확대에 맞춘 것이었다.
하지만,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대선캠프의 전직 보좌관 롭 플레허티는 "이건 정말 구제불능의 음치나 마찬가지"라고 페이스북을 비난했다.
IT매체 기즈모도의 멜라니 에런크랜츠 기자는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CEO)는 VR이 감정이입을 배양할 강력한 도구가 될 거라고 하던데"라고 비꼬았다.
비판이 일자 페이스북은 VR 게임기를 당장 철거했다.
휴고 바라 페이스북 VR사업 담당 부회장은 "VR 게임에는 일부 폭력성이 들어간다. 최근 플로리다에 발생한 사건과 희생자, 유가족에 대한 고려를 맨 처음에 놓지 못한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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