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컬링 결승행, 세컨드에서 갈렸다…김선영 숨은 주인공

입력 2018-02-24 13:42  

[올림픽] 컬링 결승행, 세컨드에서 갈렸다…김선영 숨은 주인공
김선영 준결승 한일전 샷 성공률 95%…일본 스즈키는 65%



(강릉=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여자컬링 대표팀이 일본을 꺾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 결승 진출을 이룬 배경에는 세컨드 김선영의 활약이 있었다.
김선영은 리드 김영미를 이어 두 번째로 스톤을 던지는 역할을 한다.
대표팀은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은정 순으로 각각 2개의 스톤을 던져 경기를 운영한다.
마지막에 결정적인 샷을 던지는 김은정과 해결사 역할을 하는 김경애와 비교해 김영미와 김선영의 역할은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김영미는 경기 초반 포석을 두는 역할을 한다. 경기 운영의 '스케치'를 담당하는 셈이다.
김선영은 포석을 바탕으로 작전 전개를 이어주는 역할을 맡는다.
김영미와 김선영이 좋은 밑바탕을 그려줘야 김경애와 김은정이 편안한 상황에서 스톤을 던질 수 있다.


23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컬링 준결승 '한일전'에서 김선영은 95%의 샷 성공률을 기록했다.
특히 시계방향 회전으로 던진 '테이크 아웃' 샷(7개)은 100% 성공률을 자랑했다. 반시계방향으로 던진 테이크아웃 샷(12개)도 95%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일본 리드가 깔아 놓은 스톤을 모두 쳐내 일본의 포석을 무너뜨린 것이다.
'드로' 샷 성공률도 시계방향(2개) 75%, 반시계방향(1개) 100%로 높았다.
반면 일본의 세컨드 스즈키 유미의 준결승전 샷 성공률은 65%에 불과하다.
김선영이 일본 스톤을 다 쳐내는 바람에 드로 샷을 주로 했는데, 성공률이 시계방향(8개) 59%, 반시계방향(13개) 65%에 그쳤다. 테이크 아웃 샷은 1개(100%) 성공했다.
이번 준결승 한일전에서 샷 성공률 90%를 넘긴 선수는 김선영뿐이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컬링 작전통계운영팀에서 경기 기록 담당으로 참여 중인 김대현 서울체고 컬링부 감독은 24일 "세컨드가 실수하면 서드와 스킵이 어려운 샷을 해야 하는데, 어제 김선영이 너무 잘해줬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또 "선수들은 같은 포지션에 있는 상대 선수 플레이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어제 김선영과 스즈키도 서로 번갈아 가며 스톤을 던졌는데 스즈키가 어려운 상황에 몰려 압박감을 느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에는 김은정이라는 너무나 훌륭한 스킵이 있다. 그러나 리드, 세컨드, 서드도 흠 잡을 데가 없다"며 "리드가 좋은 샷을 하면, 세컨드의 자신감이 올라가고, 세컨드가 잘하면 서드와 스킵 성공률과 자신감이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23일 경기에서 대표팀 전체 샷 성공률은 88%로, 일본의 81%를 압도했다.


컬링 선수들의 샷 성공률은 스킵이 작전을 지시하는 대로 스톤을 던지는지를 평가해 결정된다. 통계 인력들이 선수들의 작전 수행 성공률을 0∼4점으로 평가한 뒤 백분율로 환산해 샷 성공률을 정한다.
스킵의 작전과 의도를 읽을 수 있는 컬링 선수 출신이나 지도나 등 전문가만 통계 인력으로 일할 수 있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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