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새 매출 3배…중증 장애인과 일군 값진 성장

입력 2018-02-2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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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새 매출 3배…중증 장애인과 일군 값진 성장
청주 나누리푸드 수해 이겨내고 작년 매출 18억 달성
"장애인에게 일자리는 기회…고용 연계사업 확대 필요"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장애인에게 일자리는 기회입니다.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살 수 있는 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지난 22일 오전 9시께 청주시 흥덕구 상신동 식자재 유통 업체인 청주 나누리푸드에는 활기가 넘쳐났다.


근로자들은 작업장 곳곳에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6시간 작업에 어느덧 1t 화물차 5대 분량의 식자재가 출고 준비를 마쳤다.
깨끗하게 손질·포장된 야채, 잡곡 등이 트럭에 실렸다. 작업 속도와 품질은 여느 식자재 가공 유통 현장과 진배없었다.
이곳은 장애인 보호작업장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근로자 45명은 모두 중증장애인들이다.
지적장애 3급 A(24)씨는 이곳에서 3년째 일하고 있다.
가정 사정으로 부모님 없이 보호시설에서 자란 그는 2015년부터 이곳에서 일했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대인 기피 증세를 보였고, 일에 의욕도 없었다.
3년간 작업장 선생님들과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적응에 성공했고, 농산물 등 식자재를 다듬는 실력도 눈에 띄게 향상했다.
현재 A씨는 1만2천여가지의 식재자 품목을 유통하는 보호작업장에서 '척척박사'로 통한다.
그는 대형 창고 곳곳에 보관 중인 식자재 품목을 빠른 시간에 찾아내 손질한다.


지난해부터 A씨는 오전 5시부터 일반인 직원과 함께 출발과 식자재 구매, 배송 업무를 함께 한다.
지난달에는 평소 열심히 일하는 A씨를 유심히 살펴본 한 일반 거래처 대표로부터 '영입 제안'까지 받았다.
임성진 청주 나누리푸드 원장은 "처음에 업무 효율이 떨어지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반복 훈련을 하고 있다"면서 "장애인 근로자들이 불안해하지 않게 배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2015년 4월 문을 연 이 보호작업장은 첫해 17명의 중증장애인과 함께 일을 시작해 4억7천만원 매출을 기록했다.
이듬해 연 매출이 16억원을 넘어서 3배 넘는 성장을 이뤘다.
2017년에는 여름 사상 초유의 수해의 직격탄을 맞아 1억원 넘는 피해를 봤지만, 지방자치단체와 복지단체의 도움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임 원장은 지난해 45명의 중증장애인을 고용, 18억 매출을 달성했다.
그는 "장애인 부모님들이 이곳에서 적응해 일하는 자녀를 보고 '기적'이라고 말하는 분이 많다"면서 "어려움을 이겨낸 장애인 근로자들과 함께 이룬 성장이라 더욱 값지다"고 말했다.
청주시에는 장애인보호작업장은 10여개가 운영 중이다.


강금조 청주시 장애인가족지원센터 사무국장은 "장애인들은 집에 가만히 있는 것보다 작업장에서 일하면 자존감을 높이고 자립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다 많은 장애인이 지역 사회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일반사업장에서 장애인들이 직무 지원인과 함께 일하는 현장 중심 장애인 고용 연계 사업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logo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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