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마늘'보다 유명해진 '의성 컬링'

입력 2018-02-25 13:06  

'의성 마늘'보다 유명해진 '의성 컬링'
평창동계올림픽 은메달 '팀킴'이 전국에 '의성' 알렸다


(의성=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그동안 외지 사람들을 만나 의성에서 왔다고 하면 특산품 마늘을 떠올렸는데 이젠 컬링 이야기만 해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대한민국 컬링 새역사를 쓴 컬링 여자대표팀 '팀킴(Team Kim)'을 배출한 경북 의성은 대회 기간 내내 컬링 열기로 가득했다.
곳곳에 선전을 기원하는 응원 현수막을 내걸었다. '의성의 딸! 금메달 가즈아∼', '안경선배 金은정', '영미∼! 영미∼!' 등 다양한 내용을 담았다.
주민들은 컬링을 화제에 올리면서도 인구가 6만명에 못 미치는 농촌에서 이룬 성과에 스스로 놀라는 표정이다.
신모(59)씨는 "솔직히 우리 고장에 컬링경기장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경기 규칙까지 알게 됐다"며 "동네 노인들도 장기판 훈수 두듯 한다"고 말했다.
이모(46·여)씨는 "컬링 경기 중계를 연속극처럼 봤는데 주인공이 우리 고장 후배들이라 더욱 정이 갔다"고 말했다.

팀킴 멤버 가운데 4명을 배출한 의성여고 학생들은 비교적 컬링에 익숙한 편이다. 학교 측은 지난해부터 체육 시간에 컬링을 가르치고 있다.
교사들은 복도를 청소하는 학생들이 경기 용어를 외치며 밀대로 스위핑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본다고 한다.
의성군은 매년 봄 여는 산수유 축제 때 땅바닥에 하우스 모양을 그려놓고 산수유를 던져 넣는 놀이를 한다.
결승전이 열린 25일 의성에서 대규모 응원전이 펼쳐졌다.
의성컬링센터 바로 옆 실내체육관에 마련한 응원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주민들이 응원 문구를 넣은 현수막과 피켓, 응원도구를 들고 나왔다.
한 20대 주민은 "의성은 젊은 사람이 많지 않고 외지인이 드문 곳인데 컬링센터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으려는 사람이 늘었다"며 "취재하러 오는 국내외 언론사도 많아 모처럼 지역에 생기가 도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응원하러 왔다는 이모(38·회사원)씨는 "평소 의성에 올 일이 전혀 없었는데 대한민국 컬링 본고장에서 올림픽 열기를 함께 나누고 싶어 가족을 데리고 왔다"며 "의성을 마늘 고장으로만 안게 죄송스럽다"고 했다.
duc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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