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동화, 상쾌한 엔딩"…"금메달 놓쳤지만 스포츠에선 이겼다"
'컬트영웅'에 박수갈채 보낸 한국인도 주목
(서울·뉴욕=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이준서 특파원 =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루자 외신들의 긍정적 조명이 다시 줄을 이었다.
주요 외신들은 25일 스웨덴의 '금메달'보다는 한국의 '은메달'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금메달 사냥은 불발했으나 이변을 바라는 지구촌 스포츠 팬들에게 '언더독 반란'을 선사하고 한국에도 신드롬을 일으켰다는 찬사를 쏟아냈다.
미 일간 USA투데이는 "한국팀이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놓쳤지만 스포츠에선 이겼다"면서 "그들은 동계올림픽에서 예상 밖의 성공을 일궈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마치 영화 제목 같은 '갈릭걸스'(마늘 소녀들)라는 별명도 얻었다"면서 "할리우드가 영화 제작에 들어간다면 팬케이크(김영미), 스테이크(김경애), 써니(김선영), 쵸쵸(김초이), 애니(김은정)로 각각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의 은메달 수상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팀이 결승전에 진출해 스웨덴팀과 맞붙은 것은 그 자체로서 빙판 위의 기적"이라며 "한국인들에게 여자컬링 결승전은 국가적 자부심이 됐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 갈릭걸스는 금메달을 놓친 뒤에도 올림픽 컬링 영웅들"이라며 "스웨덴과의 결승전 패배는 많은 이들에게 꿈꿔오던 결과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최근 들어 갈릭걸스로 불리는 팀은 개최국인 한국에서 실망스럽다고 볼 여지가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한국에는 갈릭걸스의 은메달 획득이 어떤 환상적인 기대도 뛰어넘는 쾌거라고 진단했다.
시민 인터뷰를 통해 갈릭걸스가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희망으로 떠올랐다는 점, 국민에 많은 영감을 줬다는 점, 한국이 그간 컬링에서 메달이 전혀 없었기에 경탄할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점 등을 짚어냈다.
WP는 폐회식 참석을 위해 북한 대표단이 논란 속에 국경을 건너왔으나 한국 내 뉴스의 으뜸은 갈릭걸스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갈릭걸스가 나고 자라 컬링에 입문한 경북 의성, 안경을 쓴 스킵 김은정이 추종자를 몰고 다니는 '컬트 영웅'으로 부상했다는 점, 대표팀의 인기가 K팝을 능가한다는 점 등도 다시 한 번 소개했다.
특히 이들이 대회 기간에 휴대전화기를 반납, 세상과의 소통을 일시 중단한 점을 들면서, 핸드폰을 다시 열어 자신들이 일으킨 신드롬을 확인하게 될 때 느낄 놀라움을 상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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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여자컬링 대표팀의 놀라운 성취와 더불어 이들이 상쾌한 이야기 전개를 주목했다.
WSJ은 "사랑받는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이 면밀한 시선이 쏟아지는 결승전에서는 마법이 바닥났으나, 은메달과 함께, 한국의 가장 기분 좋은 스토리라인과 함께 부각됐다"고 해설했다.
신문은 이들이 한국에 금메달을 선사하지는 못했으나 준우승은 대회가 시작되기 전에 거의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갈릭걸스가 이날 경기에서 10엔드에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했을 때 관중이 이들에게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는 점도 긍정적 풍경으로 그렸다.
프랑스 AFP통신은 "한국 대표팀이 무자비한 스웨덴에 패해 올림픽 동화에 금메달을 따내는 것까지는 마무리하지는 못하고 눈물을 글썽였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선수들에게 이날 경기는 세계랭킹 8위에서 올림픽 은메달리스트로 도약한 놀라운 여정의 끝이었다고 설명했다.
보름 전에만 해도 컬링 얘기가 거의 없던 한국의 헤드라인이 컬링으로 장식되고 있다는 점, 전국 방방곡곡에서 컬링이 대화 소재가 되고 있다는 점도 소개했다.
영국 로이터 통신은 "한국을 사로잡은 갈릭걸스의 올림픽 동화가 스웨덴의 8-3 결승전 승리로 막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스웨덴이 여자컬링에서 지배적인 강호라는 위상을 재확인했으나 한국과 일본이 시상대에서 그 옆자리를 차지하면서 아시아의 선전이 크게 돋보였다고 해설했다.
독일 dpa통신도 "'팀 킴'(김씨로만 이뤄진 팀)이 금메달을 놓쳤으나 한국에서 컬링의 위상을 높인 이례적 컬트 영웅들로서 대회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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