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빈 대표 '관세동맹' 지지 발표 앞두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보수당도 하드-소프트 브렉시트 놓고 내분 심화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놓고 집권 보수당에 이어 야당인 노동당 내에서도 의견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
노동당이 브렉시트 후 EU 관세동맹 잔류 지지를 공식화할 것으로 전망되자 일부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EU 단일시장에 남아야 한다는 요구를 내놓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진보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 옵저버에 따르면 37명의 영국 하원의원과 유럽의회 의원, 지방의회 의장과 노동조합원 등 80여명의 노동당원들은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에게 브렉시트와 관련해 EU 단일시장 잔류 입장을 표명해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코빈 대표는 오는 26일 브렉시트와 관련해 노동당은 EU 관세동맹 잔류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중대 발표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노동당은 그동안 EU 관세동맹 잔류를 실행가능한 방안 중 하나 정도로 여겼을 뿐 공식적인 지지를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옵저버를 통해 발표된 성명에서 이들은 관세동맹 잔류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코빈 대표가 단일시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학교와 병원, 사회서비스 등을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우리 기업들이 계속 번창하고 경제가 성장해야 한다"면서 "또 노동자들을 위한 현대적인 저탄소 경제를 구축하고, 조세 회피를 막기 위해서 주변국들과 협업하고 마찰 없는 무역을 시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노동당은 EU 단일시장에 참여하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이들은 요구했다.
이들은 또 보수당 내 일부 친 EU 성향 의원 등을 고려하면 코빈 대표가 단일시장에 대한 지지를 밝히면 의회 표결에서도 보수당에 승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옵저버는 브렉시트 관련 중대 발표를 하루 앞두고 나온 이번 성명이 브렉시트를 둘러싼 노동당 내 이견을 노출하면서 코빈 대표를 화나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집권 보수당 내에서는 브렉시트를 둘러싼 분열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일부 보수당 의원이 EU 관세동맹 잔류 등을 골자로 하는 무역법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소프트 브렉시트'를 요구하자, '하드 브렉시트'를 원하는 다른 한편에서는 브렉시트 전환 기간에 영국이 규제 자율성과 자유무역협정 체결 권리 등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테리사 메이 총리는 다음주 금요일 브렉시트 관련 정부 협상 전략 개요 등을 담은 중대 발표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크리스 패턴 전 보수당 의장 및 유럽집행위원회(EC) 집행위원은 "메이 총리가 잘 하기를 바라지만 EU와 하드 브렉시트 지지자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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