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의 '파일럿'(썰매 조종수) 원윤종(33·강원도청)은 그토록 벼르고 벼른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맡은 바 임무를 다 했다.
원윤종은 18∼19일 열린 봅슬레이 2인승 경기에서 서영우(27·경기BS경기연맹)와 짝을 이뤄 6위에 올라 한국 봅슬레이 역사상 올림픽 최고 성적을 거뒀다.
불과 며칠 뒤 역사를 새로 썼다.
24∼25일 열린 봅슬레이 4인승 경기에서 서영우, 전정린(29), 김동현(31·이상 강원도청)과 팀을 이뤄 니코 발터가 이끈 독일 팀과 공동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원윤종과 동료들의 맹활약 덕분에 이제 한국 봅슬레이는 명실상부한 세계 정상권에 속하게 됐다.
하지만 원윤종이 '홈 이점'에도 평창올림픽에서 넘지 못한 상대가 있다.
평창올림픽을 1∼2년 앞둔 시점부터 최대 경쟁자로 꼽은 독일 대표팀의 '파일럿'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28)다.
프리드리히의 독일 팀은 평창올림픽 봅슬레이 2인승 경기에서 저스틴 크립스(31)가 이끈 캐나다 팀과 공동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프리드리히는 원윤종이 공동 은메달을 수확한 4인승 경기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어 2관왕에 올랐다.
독일은 썰매 세계 최강국이다.
한국에서 쇼트트랙이 그렇듯, 독일에서는 썰매 대표팀에 뽑히는 것이 올림픽 메달을 따기보다 더 어렵다는 얘기도 있다.
1990년생이라는 젊은 나이에 독일 대표팀의 이런 특수한 상황까지 더해져 프리드리히는 비교적 최근 들어서야 빛을 발했다.
2006년에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해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2인승, 4인승 부문에서 각각 8위, 10위를 차지했다.
이런 프리드리히한테 평창은 영광이 가득했던 아름다운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기억에 남을 것이 분명하다.
원윤종이 평창올림픽에서 한국 봅슬레이 수준을 확 끌어올렸다면, 프리드리히는 평창올림픽 봅슬레이 종목 최고의 스타로 우뚝 섰다.
프리드리히는 4인승 경기에서 우승한 뒤 "독일 팀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그간의 힘든 과정을 거쳐 마침내 이렇게 훌륭한 성과를 얻었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울 만큼 기쁘다"고 감격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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