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밤섬에서 배 만들던 이일용 옹 82년 생애는

입력 2018-02-26 11:15  

한강 밤섬에서 배 만들던 이일용 옹 82년 생애는
밤섬도 한때 사람 살던 섬…서울역사박물관서 전시회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는 한강 밤섬에서 태어나 배 짓는 일을 생업으로 삼은 배 목수 이일용(82) 옹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서울시는 이달 27일부터 서울역사박물관 로비에서 '밤섬마을 배 목수, 이일용'의 생애를 보여주는 전시를 연다고 26일 밝혔다.
내년 3월에 개관하는 노원구 시민생활사박물관을 홍보하기 위한 전시다. 특별한 물건을 전시하기보다는 평범한 우리 이웃의 일상사를 보며 추억을 나누는 공간을 만드는 게 시민생활사박물관의 콘셉트다.
여의도 북쪽에 있는 작은 섬인 밤섬은 한때 사람 사는 마을이었다.
조선 후기 수운 발달과 한강변 상업 번성으로 17세기쯤 마을이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밤섬 주민들은 배 만들기, 모래 채취, 장어 낚시, 여의도 땅콩농사 등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여의도 개발에 필요한 석재를 얻기 위해 1968년 2월 10일 폭파되기 전까지 62가구, 443명이 거주했다.
이일용 옹은 1936년 밤섬에서 태어나 섬 폭파 전까지 32년간 그곳에서 살았다. 지금은 마포구 성산동에 살고 있다.


전시 1부에선 이 옹이 서강국민학교를 다니다가 3학년 때 해방을 맞아 갑자기 한글을 배우게 된 이야기, 한국전쟁 때 한강다리가 끊어지자 배로 피난민들을 건너게 해준 이야기 등이 전시된다.
집안 가업이 배 목수였기에 이 옹은 아버지로부터 배 짓는 기술을 배웠다. 그가 밤섬에서 배를 지을 때 사용한 톱, 망치, 조이개 등 공구 70여점이 전시된다.
1966년 한강에 홍수가 나 큰 피해를 입자 정부는 밤섬 폭파를 결정했다. 여의도 제방 공사를 위한 석재를 얻기 위해서였다. 이로 인해 많은 밤섬 원주민들이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다.
서울시는 "이일용 개인의 생애는 광복, 한국전쟁, 도시개발에 따른 강제 이주 같은 우리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 속에서 꿋꿋하게 삶을 영위해야 했던 서울 사람의 애환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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