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조합·추진위 16곳 참여 의사…이르면 금주 헌법소원 제기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올해부터 부활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위헌 소송에 서울 강남뿐 아니라 강북과 지방 주요 도시의 아파트 단지들까지 총 16곳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인본(대표 변호사 김종규)이 준비 중인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위헌 소송에는 12개의 재건축조합과 4개의 재건축 추진위 등 총 16곳이 참여 의향을 밝혔다.
16곳 중 절반은 강남구 대치동, 송파구 잠실동, 서초구 반포동 등 '강남 3구'의 재건축 추진 아파트들이지만, 나머지 절반은 서울 강북, 강서 지역과 과천, 인천, 울산, 부산, 대구 등 비강남권 또는 지방의 재건축 단지들로 알려졌다.
헌법소원 청구를 준비 중인 김종규 변호사는 "재건축조합과 추진위에서 참여 의향서는 제출했고 위임장을 제출받는 대로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며 "참여 의사를 밝힌 조합들을 보더라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강남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인본이 제출할 헌법소원 심판 청구서에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국민 평등권, 재산권, 행복 추구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 진행 과정에서 1인당 평균 3천만 원이 넘는 이익을 얻으면 초과 금액의 최대 50%까지 부담금을 납부토록 하는 제도다. 2006년 제정돼 시행되다가 2012년 말부터 유예됐고 올해 1월부터 다시 부활했다.
초과이익환수제는 주택을 팔지 않아 차익이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세금이 부과되는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라는 지적이 나왔으며, 주택 매입 시점이 다른 조합원들 간에도 일괄적인 세금이 부담되는 형평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법무법인 인본은 이르면 이번 주에 1차 헌법소원 청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하고, 추가 참여 의사를 밝힌 재건축조합 등을 모아 3월 중순에 2차 청구서를 낼 계획이다.
다만 재건축 추진 속도가 느린 단지의 일부 주민들이 추진이 빠른 조합들의 결과를 지켜보자는 의견이 있어 설득이 필요한 데다, 각 조합별로 조합원들의 동의를 받느라 시간이 소요돼 일정이 다소 늦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합 내에서 재건축 부담금이 부과된 이후 소송에 나서면 헌법소원뿐 아니라 행정소송과 헌법소송까지 함께 진행해야 하고, 행정소송을 내더라도 부담금에 대한 징수 절차가 진행되는 등 불이익이 크기 때문에 위헌 소송이 서둘러 진행되도록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위헌 소송은 구체적인 재건축초과이익 부담금 처분 행위가 있지 않은 상태에서 법률이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소송을 내는 '법령헌법소원'이므로 소송 제기 시효가 3월 말까지라는 게 법무법인 인본의 설명이다.
김 변호사는 "법령헌법소원은 기본권 침해 사실을 인지한 지 9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하는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유예기간이 종료된 2017년 12월 31일이 누구나 객관적으로 기본권 침해를 알 수 있는 '기준일'이기 때문에 3월 말까지는 헌법소원 청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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