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조사단, 해외 연수 중인 전직 검사 A씨 조사…'다음 주 출석' 통보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검찰 내 성범죄 사건을 전수조사하는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이 해외에 거주 중인 전직 검사를 다음 주께 성추행 혐의로 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태근(52·사법연수원 20기) 전 검사장 성추행 의혹으로 시작된 검찰 내 성 추문 사건의 파문이 현직 부장검사의 강제추행 사건에 이어 또 다른 전직 검사의 성추행 의혹으로 불똥이 옮겨지며 확대되는 양상이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조사단은 검사 재직 시절 후배 검사 등을 성추행한 의혹을 받는 A 전 검사에게 다음 주까지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그는 현재 해외 연수차 미국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 전 검사는 2015년 한 회식자리에서 술에 취한 후배 검사를 성추행한 의혹에 휩싸였다. 검찰 내부에 소문이 퍼지자 A 전 검사는 사표를 제출하고 검찰을 떠났다. 피해자로 알려진 검사는 2차 피해를 우려해 A 전 검사를 감찰 내지 조사해 달라는 의사를 표시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전 검사는 처벌이나 징계절차가 이뤄지지 않은 채 사표가 수리됐고, 대기업에 취업했다.
대검찰청은 지난달 A 전 검사의 성추행 의혹 관련 첩보를 뒤늦게 입수하고 조사단에 자료를 넘겼다. 조사단은 A 전 검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가 여러 명이라는 단서를 확보하고 최근까지 사실관계를 조사해 왔다.
조사단은 다음 주 중에 A 전 검사를 국내로 소환하기로 하고 자진 출석을 통보한 상태다. 아직 A 전 검사로부터 답변이 오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단은 A 전 검사가 소환에 불응할 경우 법무부에 여권무효 신청을 내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전 검사의 사건은 성범죄에 대한 친고죄 규정이 폐지된 2013년 6월 이후에 벌어진 일이어서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더라도 처벌이 가능하다. 친고죄 폐지 전의 사건은 피해자가 사건 발생 후 6개월 안에 고소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었다.
조사단은 지난달 31일 출범한 이후 조직 내 성범죄 피해 사례를 접수하고 있다. 성 추문을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안 전 검사장이나 김모 부장검사, A 전 검사 외에 또 다른 전·현직 검사가 수사를 받을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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