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나바로, 트럼프 통상정책 전면배치…"한미FTA에도 영향"(종합)

입력 2018-02-27 11:47  

'매파' 나바로, 트럼프 통상정책 전면배치…"한미FTA에도 영향"(종합)
트럼프 무역정책 보좌관 선임될 듯…보호무역 강공 예고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내 '강경 보호무역론자'로 꼽히는 피터 나바로(69) 전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 보좌관으로 선임될 예정이라고 미 언론들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6년 트럼프 대선캠프에서 보호무역 공약을 설계했던 나바로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NTC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자유무역 성향의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갈등 속에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했고, 결국 국가무역위원회가 사실상 해체되면서 NEC 산하 무역제조업정책국(OTMP) 국장으로 밀려났다.
특히 작년 7월 말 임명된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대통령 집무실 출입을 통제하는 등 견제를 본격화하면서 무역정책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향후 나바로의 구체적인 역할은 명확하지 않지만, 일단 대통령 보좌관으로서 무역정책 회의에 정기적으로 참여할 권한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버드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교수로 20여 년간 활동한 나바로는 강경한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는 '매파' 인사로 분류된다.
그는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 등 주요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나 탈퇴,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 발동 등을 주장해왔다.
특히 환율 조작 등 중국의 무역 관행에 대한 대표적 비판론자로, 중국의 부상을 비판적으로 조명한 저서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Death by China)의 저자로도 잘 알려졌다.
따라서 그가 통상정책의 전면에 나서게 되면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공세는 한층 강경해질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인사는 강경 보호무역론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나바로가 맡게 될 직위가 "한국과 멕시코, 캐나다, 중국 등이 연관된 무역 현안에 대해 직접적인 조언을 하는 고위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에서 한층 더 강경노선으로 기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언론들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오는 4월까지 한국 등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무역규제를 결정해야 하는 시점에 나바로가 보좌관으로 선임되는 것에 주목했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달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수입제한이 가능하도록 규정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을 놓고 ▲ 특정 국가에 대한 초고율 관세 적용 ▲ 일률적인 고율 부과 ▲ 쿼터제 부과 등 3가지 안을 담은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했다.
WP는 현 상황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무역 현안에 대한 결정 시점이 다가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점점 더 나바로의 조언을 찾고 있다"며 "나바로가 백악관에서 열리는 일일 회의에 참석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FTA 재협상에 대해 골몰하는 데에도 나바로가 영향을 주고 있다"며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규제 등 현안에 대해서도 나바로는 "국수주의자적인 본능에 따라" 결정을 내리라고 대통령에게 조언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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