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성인 1만2천여명 분석결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골밀도가 낮을수록 뇌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경향은 폐경 후 여성과 50세 이상 중년 남성에서 두드러졌다.
뇌동맥류는 뇌 속 혈관이 얇아져 터질 수 있는 위험이 큰 상태로, 전체인구의 2∼5%에서 관찰된다. 대부분의 뇌동맥류는 증상이 없지만 부풀어 오른 혈관이 혈액의 압력을 이기지 못해 터지면 약 40%가 사망한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신경과 박경일·정근화 연구팀은 2004∼2015년 사이 뇌 자기공명영상(MRI)과 골밀도 검사를 받은 성인 1만2천785명의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연구 결과를 보면 전체 연구 대상자 중 3.7%(472명)에서 뇌동맥류가 발견됐다.
연구팀은 골밀도 측정 수치에 따라 연구 대상자를 세 그룹으로 나눠 뇌동맥류 위험도를 비교했다. 이 결과 골밀도가 가장 낮은 그룹은 골밀도가 가장 높은 그룹보다 뇌동맥류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1.3배 높았다.
특히 상대적으로 골밀도가 낮은 폐경 여성과 50세 이상 남성 8천722명 중에서는 4.6%(398명)에서 뇌동맥류가 관찰됐다. 골감소증이나 골다공증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뇌동맥류의 크기도 더 크고 개수도 여러 개일 가능성이 1.8배에 달했다.
연구팀은 뼈와 뇌동맥벽에 공통적으로 분포하는 콜라겐 성분 등의 손상 됨으로써 골다공증이나 뇌동맥류의 동시 발생 연관성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했다.
박경일 교수는 "기존에는 뇌동맥류의 위험요인으로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가족력 등이 꼽혔지만, 이제는 갱년기 이후 골밀도가 낮은 여성과 골밀도가 낮은 중년 이후 남성들도 뇌동맥류의 조기발견을 위해 뇌 MRI 촬영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사협회지 신경학'(JAMA Neurology)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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