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민평, 현역 의원 차출 고심…바른미래, 지지율 하락 고민
이개호·박지원 '멈칫'…김영록·장만채 '시동'
(무안=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비교적 선명해 보였던 전남지사 선거 구도는 선거가 다가오면서 현역 출마 여부, 정당 지형 변화 등 변수 돌출로 '시계 제로' 상황에 빠졌다.
더불어민주당이 유력 후보인 이개호 의원에게 출마 재고를 요구한 데다가 탄탄한 지역 지지 기반을 뒀던 국민의당이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으로 갈라지면서 각 정당으로 후보군이 헤쳐모였다.
잠재 후보인 현역 의원들은 '고심 모드'에 들어갔다.
유력 주자들의 불출마가 이어진다면 원외 인사를 중심으로 아예 새판이 짜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역 정가에 따르면 이개호 의원의 출마 여부는 앞으로 전남지사 선거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수'로 여겨졌던 그의 출마가 '변수'로 바뀐 상황이다.
광주·전남 유일한 여당 의원인 이 의원은 전남 행정부지사 출신으로 31년 공직생활 중 20년을 전남에서 보낸 경력 등을 내세우며 직·간접적으로 출마 의사를 비쳤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며 순항하는듯했지만 당 지도부가 출마 자제를 요청하면서 이상 기류에 부닥쳤다.
민주당은 현역 의원 출마가 잇따르면 원내 제1당의 지위가 흔들려 지방선거에서 기호 1번을 사수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이 의원은 선거 출마자 사퇴 시한에 맞춰 최고위원과 전남도당 위원장직을 내던지며 확고한 소신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춘석 당 사무총장이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비공개 회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 장관의 구원 등판설도 급부상했다.
김 장관도 전남도 행정부지사, 18∼19대 국회의원 등을 지내며 전남지사 후보로서 체질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당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인위적으로 '선수'를 교체했다가는 유권자들의 선택권 제한에 따른 지역 민심 이반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지역에서는 나온다.
민주당에서는 노관규 전 순천시장이 일찌감치 경선 참여를 선언하고 표밭을 다지고 있다.
앞으로 전라도 1천 년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창의적 사고력을 갖췄다며 자신의 강점을 부각했다.
노 전 시장은 전남 동부권 지지 기반을 토대로 돌풍을 기대하고 있다.
아직 당적은 없지만, 장만채 전남교육감의 민주당 경선 참여도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모양새다.
장 교육감은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동부권을 기반으로 한데다가 재선 교육감으로 학부모 등과 접촉면을 넓혀와 만만찮은 경쟁력을 갖춘 인사로 평가된다.
국민의당 시절 출마가 점쳐졌던 박지원·주승용 의원은 각각 민평당과 바른미래당으로 갈라선 뒤 선거 행보가 다소 주춤해졌다.
주 의원은 아예 출마 뜻을 접었다.
주 의원은 "통합과정에서 많은 당원과 소속 국회의원, 기초단체장, 광역·기초 의원들이 당을 떠났다"며 "이제 전남에서 유일한 바른미래당 국회의원인 저의 전남지사직 출마는 당 전체 고민이 돼버렸다"고 털어놨다.
통합 후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는 전남 지역 당 지지율도 불출마 결정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민평당은 광역단체장 후보로 중진의원들을 차출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어 박지원 의원 출마도 유동적이다.
조배숙 당 대표는 지난달 12일 "현역 의원을 차출해 지방선거에 내보내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언급했다가 6일 후 "너무 와전됐던 것 같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고 있다. 실제 검토하는 분도 있다"고 말했다.
현역 차출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다만 민평당은 14석에 그쳐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의석이 줄면 원내 영향력 감소가 우려돼 의원 차출에 부담이 따른다.
박 의원은 부인 이선자 여사가 투병 중이어서 개인적 고민도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중당에서는 이성수 전남도당위원장이 예비후보 등록 첫날 등록을 마치고 출마를 선언했다.
이 위원장은 "자주통일 새 시대를 전남에서 활짝 열어나가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3선 함평군수 출신 이석형 산림조합중앙회장도 출마가 예상되는 인사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 회장은 "주변에서 (출마) 요청은 많지만, 산림조합중앙회에 몸담은 상황"이라며 "조만간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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