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롯데, 비상경영 첫 관문 무사통과

입력 2018-02-27 12:09   수정 2018-02-27 12:10

'이변은 없었다'…롯데, 비상경영 첫 관문 무사통과

롯데, 순환출자 '0' 기업으로…호텔롯데 상장해야 지주 체제 완성
홈쇼핑·면세점·월드타워·中마트 매각 등 난제도 '첩첩산중'

(서울=연합뉴스) 정열 강종훈 기자 = 신동빈 회장 구속으로 위기에 빠진 롯데그룹이 사상 초유의 '총수 부재' 상태에서 맞은 첫 경영시험대를 무사히 통과했다.
롯데지주가 6개 비상장 계열사를 흡수 합병하는 안건이 27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무난히 통과되면서 황각규 부회장 중심의 비상경영위원회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
하지만 이날 안건 통과에도 롯데그룹에는 여전히 극복해야 할 난관이 많이 남아있다.

◇ 롯데, 지주회사 체제 안정화…우호 지분율 상승

롯데는 이날 임시주총에서 롯데지알에스, 한국후지필름,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상사, 대홍기획,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비상장사 투자부문을 롯데지주에 통합하기로 하는 분할합병을 결의했다.



롯데지주의 6개 비상장사 분할합병이 완료되면 지난 10월 지주회사 출범 과정에서 발생한 신규 순환출자 및 상호출자를 모두 해소하게 된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상호출자와 순환출자는 등기일(2017년 10월 12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모두 해소해야 한다.
2014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416개로 10대 그룹 중 가장 많았다.
순환출자 고리는 지난해 10월 롯데지주 출범 후 13개로 줄었다. 이후 작년 11월 2개 계열사 주식 매각으로 11개까지 줄어들었다.
유통, 식품, 금융 부문 42개 계열사가 편입돼 있던 롯데지주는 오는 4월로 예정된 합병기일을 거치면 총 53개 계열사를 거느린 지주사로 거듭나게 된다.
그룹 계열사 92개 중 절반 이상이 롯데지주 아래 속하게 된다.
이번 추가 분할합병을 통해 롯데지주는 지주회사 체제의 안정화,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 확대와 함께 지배구조의 투명성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투자기능을 롯데지주로 통합함으로써 투자역량 강화 및 관리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으며, 비상장 6개사의 경우 투자기능과 사업기능 분리를 통해 경영효율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합병으로 롯데지주의 특수관계인 우호 지분율도 올라간다.
롯데지주 특수관계인 의결권 기준 지분율은 합병 전 대비 6.6%포인트 오른 60.9%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합병 후 오너 일가 및 관계사 총 지분율은 38.2%가 되지만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 비중이 37.3%까지 치솟으면서 특수관계인 의결권 지분율이 오르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의 의결권 지분율은 13.8%가 되며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은 각각 4.6%와 2.6%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번 모든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지배구조 투명성을 향상시킬 것"이라며 "향후 사업회사들은 각각의 사업 영역에 더욱 집중할 것이며, 회사 거버넌스와 투명성을 개선하고 사업전문성을 강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 관계자는 "순환출자 해소로 인한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뿐만 아니라 이번 합병으로 인해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늘어나 더 단단한 지배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남아있다.
향후 화학 계열사들과의 분할합병, 호텔롯데 상장에 이은 관광 계열사 분할합병까지 마무리돼야 롯데는 비로소 완성된 지주사 체제를 갖추게 된다.
롯데는 이르면 올해 안에 호텔롯데의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었으나 신 회장의 구속으로 일정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롯데는 형식상 일본 롯데가 중간지주회사인 호텔롯데를 통해 한국 롯데를 지배하는 구도"라며 "호텔롯데 상장이 이뤄져 국내 주주 지분율이 높아져야 한국 롯데의 독립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롯데 '가시밭길' 끝나지 않아

일단 임시주총이 롯데의 예상대로 무사히 마무리되면서 비상경영체제가 안정감을 가지고 향후 경영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고비를 넘겼지만 롯데의 앞날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오는 5월 26일 사업권이 끝나는 롯데홈쇼핑의 재승인이 당면 과제다.
재승인 여부는 심사를 거쳐 다음 달 말에서 4월 중순 사이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홈쇼핑은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의 뇌물 의혹 사건에 연루되면서 재승인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신 회장의 구속으로 더욱 부담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면세점 사업도 위기에 처해 있다.
롯데면세점은 임대료 부담이 큰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주류·담배 매장을 제외하고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했다.
인천공항공사는 다음 달 롯데 측의 사업권 반납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월드타워점 사업권 박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 회장이 롯데면세점 사업권 청탁과 관련해 K스포츠재단에 뇌물을 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관세청은 특허 취소 여부를 놓고 법리검토를 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롯데월드타워 역시 감사원 감사 등 만만치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감사원은 최근 이명박 정부의 제2롯데월드 건축허가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감사를 벌이기로 했고, 결과에 따라 검찰 수사 등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큰 타격을 입은 중국 사업도 롯데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총 99개의 롯데마트 중국 점포 중 87개의 영업이 중단되고 나머지 12개 점포도 매출이 급감했다.
롯데마트는 중국에서 철수하기로 했지만 지난해 9월부터 추진 중인 매각 작업은 별다른 진전이 없다.
총 3조원을 투입해 선양에 건설 중인 초대형 복합단지 프로젝트 '선양 롯데타운'도 1년 넘게 공사가 멈춰있다.
신 회장 구속 이후 다시 경영권 분쟁에 불씨를 붙이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공세에도 대응해야 한다.
롯데 안팎에서는 오는 6월로 예정된 일본롯데홀딩스 정기주총이 신 전 부회장의 문제 제기로 야기된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passion@yna.co.kr
doub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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